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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인체적용시험 받은 제품만 살아남는다…숙취해소제 시장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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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규제 강화 결정하고 4년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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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는 가운데 내년부터 관련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앞으로 인체적용 시험 등 과학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숙취해소’ 문구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도가 변경되기 때문이다.

26일 제약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인체적용시험 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따른 정성적 문헌고찰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갖춘 경우에 한해 ‘숙취해소’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그간 숙취해소제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기타가공품’으로 분류돼 엄격한 검증 없이도 숙취해소 표시·광고가 가능했다. 이에 식약처는 2020년 숙취해소 기능표시 및 광고규제 강화를 결정하고 4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식품 등의 표시 또는 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을 시행한다.

이 규정에 따른 ‘숙취해소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에는 △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알코올농도 측정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측정 △참고 지표(간 기능·항산화 지표) 등을 통한 숙취해소 효과 입증이 담겼다.

기존 숙취해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과 제약회사들은 ‘숙취해소’ 문구를 사용하기 위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거나 완료한 상황이다.

HK이노엔은 1992년 출시해 33년 연속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컨디션’에 대해 신규 숙취해소 소재를 연구해 올해 2월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다. 현재 △컨디현헛개 △컨디션레이더 △컨디션CEO △컨디션 환 △컨디션스틱 등 5가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라인업이 일부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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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이 숙취해소제 ‘컨디션’의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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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는 이달 12일 상쾌환 전 제품에 쓰이는 글루타치온 성분 테스트 결과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글루타치온은 숙취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빠른 체내 분해와 체외 배출을 돕는다. 인체적용시험 결과 글루타치온 성분이 혈중 아세트알데히드를 효과적으로 분해하고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근당의 ‘깨노니’,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한독의 ‘레디큐’, 동국제약의 ‘이지스마트’, 알리코제약의 ‘다깼지’ 등 각 업체별로 인체적용시험을 모두 완료하며 내년에도 숙취해소 문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중소업체의 경우 인체적용시험 비용 부담으로 시장에서 철수를 준비하거나 숙취해소 효과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우회적인 표현을 표기해 광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강화된 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업계는 진입 장벽이 높아진 만큼 숙취해소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본다. 숙취해소제를 생산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한 숙취해소제만 살아남는 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체적용시험을 마친 기업들도 광고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근거로 효과를 강조했다가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항의를 받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 “숙취해소제를 아무리 먹어도 과도하게 음주를 하면 숙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적정한 수준의 광고에 대해 고심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닐슨아이큐(NIQ)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3474억 원으로 전년 3144억 원보다 10.4% 증가했다.

[이투데이/노상우 기자 (nswreal@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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