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野 요구에 응하는게 더 이상”
野 탄핵 역풍 -尹 지지율 결집 등 고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서울재팬클럽(SJC) 오찬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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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정은·문혜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쌍특검법 수용이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 동의 없이 고심을 이어갈 전망이다. 총리실도 “위헌적 요소가 있어 문제로 삼지 않았는데, 당장 응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냐”며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 권한대행의 ‘전략적 고심’에는 두 현안을 협상카드로 쓰며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쌍특검법 및 헌재 후보자 임명 동의와 관련해서 “국정 공백기에 헌법, 법률, 국가의 미래 세 가지 원칙 중 무엇을 하면 좋겠는지 생각해 판단할 것”이라며 “결국 여야가 합의할 문제니, 국회가 정리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6인의 헌재 체제에서는 전원이 찬성해야 탄핵인용이 가능하다. 3명 임명이 지연된 상태로 내년 4월 18일 두 명의 헌법재판관 임기가 끝나면 4인 체제가 돼 아예 심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헌법재판소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론이 높다는 점, 헌재까지 임명권 행사에 정당성을 부여해준 것을 고려할 때 한 권한대행이 임명을 머뭇거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 측에서 나오는 입장은 다르다. 오히려 “한 총리가 정치인은 아니지 않느냐”는게 총리실의 설명이다. 야당이 제기하는 ‘탄핵 압박’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이 즉각적인 임명 절차에 나서지 않으면 한 차례 유보했던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하겠다고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한 권한대행의 ‘주저함’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변수를 만들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반면 여당은 한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주장 중이다.
설령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정족수 논란으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도 고심을 이어가게하는 요소로 꼽힌다. 여당은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200명 찬성을, 야당은 국무총리에게 적용되는 151명 찬성을 내세우고 있다. 헌재가 발간한 해설서에는 대통령의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취지의 해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회 입법조사처는 권한대행 전 총리 직무 수행 중이라면 151명 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탄핵소추가 될 경우 ‘국정마비’ 우려로 민주당에 역풍이 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 탄핵 이후 다음 권한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인데, 이 사람마저 탄핵당하면 경제를 총괄하는 두 사람을 흔들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무위원회를 무력화한다는 계획 또한 그 이후의 혼란은 모두 민주당이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버티기’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이 회복 기조로 돌아선 점도 있다. 비상계엄선포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균열을 보였던 국민의힘은 ‘친윤’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여당 출신 관료’ 라는 꼬리표가 붙은 상황에서 야당의 계획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 권한대행 입장에서도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각종 현안의 협상카드로 헌재 재판관 임명권을 쓰려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하면서 반발이 생기고, ‘민주당이 저렇게 탄핵하려고만 한다’는 보수 프레임에 다시 걸릴 수 있다”면서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면서 혼란을 줄여야한다는 차원에서 민주당의 주문대로만 움직일 수 없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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