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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난민촌 아기들 첫 겨울 못 넘겨도…가자 전쟁은 끝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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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남성과 어린이들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 수용소에서 이스라엘의 폭격 현장을 보고 있다. 칸 유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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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는 추위를 견딜 수 없다. 이 전쟁은 어떤 식으로든 끝나야 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자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 소아과장인 아메드 알파라 박사는 26일 알자지라에 가자 남부 알마와시 지역에서 밤새 얼어 죽은 생후 3주된 여자아이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의 이름을 실라 마흐무드 알파시였다고 실라의 아버지가 알파라 박사에게 말했다. 알파라 박사는 “아이는 건강이 좋았고 자연분만으로 태어났지만 텐트 안 기온이 크게 떨어진 밤사이 신체 활동이 작동을 멈추고 사망하게 됐다. 불공정한 전쟁의 결과와 가자 지구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실제 사례”라고 말했다. 알파시뿐 아니라 생후 3일된 아기와 생후 1개월 된 아기가 추위로 사망했다고 알파라 박사는 시엔엔에 말했다. 알파라 박사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알파시의 아버지는 딸이 어느 날 아침 입술이 파랗게 변해있었고 혀를 깨물었는지 피가 났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가자지구의 북부인 가자시티에서 왔고 공습을 피해 칸 유니스와 라파 등 가자 전역을 10번 이상 이주했다고 했다. 가자 인구 230만명 중 90%의 사람들이 수차례의 이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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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 아버지가 아이의 사망 당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알파라 박사 소셜미디어 엑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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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미국 국제 개발청(USAID)와 1985년 만든 식량 안보에 대한 정보와 분석 기관인 ‘기근 조기 경보 시스템 네트워크’(FEWS NET)는 최근 가자지구 내 식량 공급 데이터와 인구 추정치를 활용해 이스라엘이 지난 3개월 집중적으로 군사 작전을 이어 온 가자 북부 지역이 기근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잭 루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는 이 보고서는 “오래되고 부정확한 인구 데이터에 의존했기 때문에 식량 안보 문제를 예측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기근 조기 경보 시스템 네트워크는 “11월 중순 유엔이 밝힌 수치에 의존했으며 최근 수치에 따라 보고서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이 기관은 이미 가자 북부 도시인 자발리야, 베이트 하리아 등이 10월 이후 식량 공급 흐름이 완전히 봉쇄돼 가자 북부에서 기근(IPC 5단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 팔레스타인을 남부로 밀어내는 전략에 따라 사실상의 “인종 청소”를 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희생자는 느는 가운데 가자전쟁 휴전 협상 타결은 멀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서로를 탓하며 비난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협상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이는 등 낙관론이 제기됐지만,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외국인·이스라엘인의 교환 문제와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이 계속 주둔하는 문제에 대해 타협점을 못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2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철수와 이주민 귀환과 관련해 새로운 조건을 도입했다고 비난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총리실 명의의 성명을 내 하마스가 합의를 어겼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은 지난 10월 사살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이자 현재 하마스를 이끄는 무함마드 신와르가 매우 강경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 협상팀은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카타르는 이스라엘 쪽에 더 양보하라고 제안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휴전 협상은 또 다시 결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양쪽은 휴전 협상은 계속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끄는 가자 보건부는 25일(현지시각) 하루 동안 23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 주민 4만5361명이 사망하고 10만7803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언론 보도용 차량을 공습해 5명의 팔레스타인 언론인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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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각) 가자 중심부 누세이라트의 알 아와다 병원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방송용 차량에 타고 있던 쿠드스 얌 텔레비전 채널 기자 5명이 사망했다. 누세이라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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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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