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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美 의회 폭동때 기부 끊은 기업도 ‘트럼프 줄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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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도요타, 인튜이트, PhRMA 등 기부 물결
트럼프 취임식 100만달러 이상 기부기업 18개 넘을듯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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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내달 20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기업들의 고액 기부가 물밀듯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태 이후 어떤 정치 행위에도 기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업들이 입장을 바꿔 기부에 동참에 관심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회 폭동 당시 기부 중단을 선언한 기업들 가운데 최소 11개 기업 또는 단체가 트럼프 취임식에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미국의약연구제조업협회(PhRMA) 등이 각 100만달러(약 14억5000만원)를 기부했으며, 골드만삭스와 제너럴모터스(GM),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AT&T, 스탠리 블랙 앤 데커 등도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골드만삭스, 도요타, 인튜이트, PhRMA 등은 적어도 10년 이상 대통령 취임식 기부를 하지 않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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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어메리카페스트 2024’에 참석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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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패배하자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의회의 대선 결과 인준을 막겠다며 2021년 1월 6일 워싱턴DC 내 연방의회 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한 바 있다.

당시 수십 개 기업이 앞으로 정치적 기부를 재고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일부는 모든 기부를 중단했다.

하지만 WSJ은 “현재 각 기업이 새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줄을 서면서 이런 맹세는 대부분 공염불이 됐다”고 지적했다.

기부를 한 기업들은 대부분 기부 이유를 밝히지 않지만 일부는 정당과 관계없이 수십 년 동안 취임식에 기부해 왔다고 주장했다.

도요타는 2022년 성명을 통해 정치활동 기부를 재개하지만 폭력을 선동하는 사람들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모금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ABC뉴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2기 취임식’에 약정된 기부금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따르면 기부액은 지난 16일 기준 목표치였던 1억5000만달러(약 2173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6200만달러가 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한다.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당시 모금한 1억700만달러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취임 전까지 기부가 계속되는만큼 최종 금액은 해당 금액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때는 18개 기업이 10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많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WSJ이 확인한 것만 지금까지 13개 기업이다.

이번 취임식은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부 수준을 따져 행사 참석 권한을 준다. 100만달러(약 14억5200만원)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기부 등급 중 최고 등급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 기부자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와의 만찬 등 취임식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직접 100만 달러를 기부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200만 달러 이상 모금한 기부자에게는 내각 지명자들과의 리셉션, 트럼프 부부와의 ‘촛불 만찬’, 무도회 등에 참가할 수 있는 티켓 6장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 부부가 참석하는 일요예배에 참여하려면 10만달러 넘게 기부해야 한다. 가장 낮은 등급은 5만달러 이상 기부해야 한다.

취임 선서식 등 일부 취임행사는 무료이지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티켓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때엔 최소 2만5000달러(약 3650만원)를 기부한 개인·기업은 취임식 환영 리셉션 행사에 들어가 볼수 있었다.

트럼프 2기 취임위원회는 취임 이틀전인 1월 18일부터 사흘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축제에는 퍼레이드·일요 예배·각종 리셉션과 촛불 만찬 등 트럼프 지지자들과 부유한 기부자들을 위한 행사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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