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사업 취지와 벗어나"…"스포츠, 평화와 밀접"
알뜨르비행장(서귀포시 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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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일제강점의 아픔을 간직한 전쟁 유적지 서귀포시 대정읍 평화대공원(알뜨르 비행장)에 사격경기장을 포함한 스포츠타운을 짓는 계획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 계획 변경 용역'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송악산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도민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매입한 부지(40만 748㎡)를 중심으로 도립공원을 확대(9만 2441㎡)하는 한편, 알뜨르 비행장 주변 평화대공원과의 생태적 연계축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도는 설명했다.
마라해양도립공원(49.785㎢)의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송악산을 중심으로 한 육상부(0.58㎢)와 해양부(49.175㎢)가 혼재된 두 구역을 분리 지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을 연결하는 생태연계축은 고사포진지, 셋알오름 일제동굴진지 등 등록문화재와 주요 환경자산이 분포해 있어,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한 생태·역사 탐방로의 역할을 한다고 도는 밝혔다.
도는 평화대공원(69만㎡)은 '제주평화대공원 조성 기본계획'에 담긴 평화전시관, 평화광장, 관람로, 조경시설, 격납고 등 전적지 문화재 보존·정비 등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쟁점은 평화대공원과 그 인근에 들어서는 전지훈련 시설(5만 375㎡)과 스포츠타운(23만 8713㎡) 조성이다.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 계획도(제주도 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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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서귀포시는 현재 동계 전지훈련 시즌 시설 부족으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야구장과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특히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제주 출신 오예진 선수가 공기권총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전지훈련장을 겸한 사격경기장 건립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포츠타운 조성이 평화대공원 사업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인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최근 성명을 내 "난데없이 이곳에 체육시설 건설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상은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송악산과 알뜨르가 생태와 평화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는 평화대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와의 협의 과정도 남았다. 지난해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국방부 소유 알뜨르비행장 국유지 중 활주로를 제외한 69만㎡를 제주도가 10년마다 계약 갱신을 조건으로 무상사용할 수 있게됐다.
다만 법령에 따라 평화의 섬 관련 사업으로 무상사용을 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림픽 등 스포츠가 평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일제강점기 강제수용된 토지를 지역발전 동력으로 전환하자는 주민 의견도 사업 추진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알뜨르비행장은 1932~1933년 일본군이 중국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만들었다. 일제가 지역주민들의 농지를 강제로 빼앗고 도민들을 강제동원해 건설했다. 해방 이후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다.평화대공원 조성부지 가운데 알뜨르비행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91%(169만㎡)에 달한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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