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삼구아이앤씨에 SK컴즈 매각…법인 출범 22년만의 일
네이트온·싸이월드 전성기 이끌었으나 정보 유출로 추락
AI 도입 등 제2 전성기 노렸으나 모바일 전환기 극복 못해
[서울=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를 삼구아이앤씨에 매각한다. SK컴즈 법인 출범 22년 만의 일이다. 사진은 네이트 로고 (사진=SK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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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네이트(포털)', '네이트온(메신저)'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SK텔레콤과 결별한다.
토종 포털 3위 '네이트'와 국내 최대 PC 메신저 '네이트온', 국내 최대 규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로 PC 시절 인터넷 시장을 주름 잡았지만 모바일·인공지능(AI)로 바뀌는 패러다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쇠퇴했다. SK텔레콤은 싸이월드를 SK컴즈에서 떼어내 팔았고, 남아 있던 SK컴즈마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통신과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를 삼구아이앤씨에 매각한다. SK컴즈 법인 출범 22년 만의 일이다.
SK텔레콤은 매각 이유에 대해 "통신과 AI 사업에 집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싸이월드·엠파스 흡수한 SK 네이트, 야후 누르고 '포털 3대장'으로
[서울=뉴시스] 싸이월드 (사진=싸이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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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하면 떠오르는 서비스는 포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이다. 2001년 10월에 출시한 네이트는 당시 PC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PDA 등 각종 유무선 단말기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이후 2002년 10월 네이트닷컴을 개편해 네이트온과 검색, 만화 등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때 SK텔레콤 자회사 '넷츠고'와 검색엔진 기업 '라이코스 코리아'를 합병해 법인 SK컴즈를 설립했다.
네이트는 SK그룹 지원 속에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3년 8월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2006년에는 검색 포털 엠파스도 인수했다.
이 영향에 SK 인터넷 생태계는 국내 포털, 메신저, SNS 시장 영향력을 점차 넓혀갔다. 네이트온은 2005년 외산 메신저 MSN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싸이월드는 국내 SNS 시장을 개척하며 '도토리 신화'를 써냈다. 네이트도 야후를 제치고 네이버, 다음과 함께 포털 3강으로 치고 올라왔다.
"국민 10명 중 7명이 털렸다"…개인정보 유출로 이미지 추락
SK컴즈는 싸이월드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1년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기세가 완전히 무너졌다.
2011년 7월 중국에 거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해커가 SK컴즈 서버에 침입해 네이트와 싸이월드 회원 정보(이름, 주민등록번호, 아이디, 비밀번호 등)를 빼냈다. 당시 유출된 개인정보 건수는 총 3495만4887건. 당시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였다. 2018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배상 책임은 없는 걸로 결정됐지만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이미지 추락은 벗어나지 못했다.
그 사이 싸이월드도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새 SNS와의 경쟁력에서 밀렸다. 네이트온도 모바일 메신저로의 전환기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카카오톡에 메신저 시장 주도권을 내줬다.
결국 SK컴즈는 사업을 하나씩 포기했다. 2013년 12월 네이트 검색 서비스를 다음에 위탁했다. 2014년에는 싸이월드를 분사시킨 후 매각했다.
SK컴즈 경영권을 SK그룹에서 떼려는 시도도 있었다. 2015년 SK컴즈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HQ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IHQ가 채권단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이 보유하던 SK컴즈 지분 64.5%를 모두 인수하면서 손자회사였던 SK컴즈를 자회사로 만들어냈다.
당시 SK텔레콤은 "SK컴즈가 그동안 유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축적해 온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등 '3C' 영역에서의 높은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해 SK텔레콤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 플랫폼 사업에서 양사 간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점유율 '0%' 굴욕 이어간 네이트, AI 도입 등 분위기 반전 노렸지만…
[서울=뉴시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오픈AI 챗GPT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적용한 챗봇 서비스 'AI챗'을 시작했다. (사진=SK컴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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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는 제2 전성기를 위해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에 들어갔다. 브랜드 이미지(BI)를 바꾸고 주요 뉴스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오늘'을 도입했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포털 최초로 검색 서비스에 챗GPT를 도입했다. 오픈AI 챗GPT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적용한 챗봇 형식으로 정보 검색에서부터 번역 작업, 이메일이나 문서 작성, 각종 추천 및 조언 등 챗GPT의 기능들을 네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9월에는 네이트온에도 AI 기반 글쓰기, 번역, 문법 교정, 이미지 생성 등 기술을 접목한 패키지 'AI챗 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이버, 카카오가 각각 장악한 국내 포털·메신저 시장을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트 점유율은 네이버, 다음, 구글, 빙, 줌, 야후 등과 달리 기타 분류로 구분돼 제공되고 있다. 점유율이 0%대 수준이라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향에 SK컴즈는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SK컴즈 영업손실액은 86억5452만원으로 전년 대비 24.5% 증가했다. 결국 SK그룹은 SK컴즈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삼구아이앤씨에 지분을 넘기며 23년간의 인연을 정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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