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7일 푸틴 대통령이 17일 자로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하편지 내용을 1면에 공개했다. 통상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등 각국 정상이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낸 사실을 한번에 보도하던 관행을 깨고, 푸틴 대통령의 연하장만 별도 보도하며 내용까지 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
공개된 연하장에서 푸틴 대통령은 "존경하는 김정은동지, 가장 진심으로 되는 새해 축하인사를 보낸다"며 6월 평양에서 진행된 나와 당신 사이의 회담은 로조(러북) 관계를 새로운 질적 수준에로 올려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회담 결과에 따라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은 모든 주요 분야들에서의 호혜적인 쌍무협조를 근본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조건들을 마련해 주었다"고 썼다.
푸틴 대통령은 또 "다가오는 2025년에 우리가 이 력사적인 조약을 리행하기 위한 공동사업을 매우 긴밀하게 계속해 나가며 현 시대의 위협과 도전들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일치시켜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친선적인 로씨야련방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인민들의 근본 리익에 부합된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보낸 연하장에 대해 “북중 관계가 답보상태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 행정부의 대북 접촉 가능성 등을 의식하면서 북한을 러시아에 묶어두려는 ‘서신 정치’ 의도가 읽힌다”며 그 일환으로 내년 김 위원장의 방러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점쳤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월 21일 평안북도 피해지역 살림집(주택) 준공식이 성대히 진행됐다"며 이자리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
푸틴 대통령의 연하장은 최근 북한이 먼저 러시아에 파병을 제안했다고 알려진 사실에 힘을 싣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군 사상자가 1000명 이상 된다는 설 속에서도 김 위원장이 친서를 수령해 매우 흡족해 할 만큼 러시아가 감사 인사를 담은 것이라서다.
양국 정상이 보인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내년도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등 첨단기술을 지원받으며 북러 군사 밀월을 지속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양 교수는 “러시아는 전쟁 종결 시까지 북한군의 추가 파병 및 군수물자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며 “’현시대의 위협과 도전에 대처하는 노력을 내년에도 일치시키자’는 연하장 속 표현이 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북·러 정상은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하기도 했다.
체결 6개월 만인 지난 4일 공식 발효된 이 조약은 두 나라 중 한 나라가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지원을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북러 간 군사동맹이 부활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병하고 관광, 스포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조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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