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 기기 사용이 일상이 되면서 ‘간편결제’ 시장도 급성장했다. 시장조사기업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간편 결제 시장 규모는 2조 9700억 달러(약 4361조 4450억 원)에 달한다. 2024년은 3조 8400억 달러(약 5639조 원) 규모로 약 3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리함 속에 간편결제 시장은 성장했지만, 사용 방법은 기존 신용카드와 다를 게 없다. 카드가 스마트 기기로 바뀌었을 뿐이다. 따라서 일반 결제 환경에서는 편리할지 몰라도 ▲주차장 ▲드라이브스루 ▲주유소 등 차량을 이용할 경우 상황에 따라 불편함이 따른다. 심지어 작은 실수 하나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임재석 박스테이션 대표 / 출처=IT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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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테이션은 모빌리티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결제 솔루션 ‘슬릭페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슬릭페이는 세대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려는 임재석 박스테이션 대표의 고민에서 시작했다. 신용카드가 스마트 기기 안으로 들어온 시대지만, 중장년ㆍ노년 층은 새로운 기술을 쉽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술로 디지털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결제 안정성과 편의성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자동차 번호와 스마트 기기로 간편히 쓰는 슬릭페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주차요금 정산 과정에서 차량 문틈에 껴 사망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스마트 기기용 결제 시스템 사용 과정에서 실수로 기기가 떨어지고, 이를 줍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죠. 슬릭페이는 핸즈프리 결제로 창문을 열지 않아도 결제 가능합니다. 차단기 앞에 잠시 정차하면 바로 결제됩니다.”임재석 대표는 슬릭페이를 하이패스에 비유한다. 하지만 카드와 전용 단말기가 아닌 스마트폰과 자동차 번호로 대체된 것이 다르다. 자동차 내장 결제 시스템과도 결이 다르다. 사용자가 스마트 기기에 앱을 설치한 후, 결제카드 정보와 자동차 번호를 등록하면 ▲주차장 ▲드라이브스루 ▲대형마트 ▲주유소 등 차량 이용이 많은 곳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구조다.
슬릭페이는 차량 번호판과 스마트 기기 위치 등을 접목해 안전하고 간편하게 결제되는 구조다 / 출처=박스테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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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릭페이는 보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쌍방향이 아닌 단방향 블루투스를 사용해 결제 정보를 주고받지 않는다. 블루투스 통신은 단말기 연결에 쓰이고 실제 결제는 별도 서버에서 진행된다. 차량 번호판과 스마트 기기 위치를 접목해 결제가 이뤄지는 2FA(Two-Factor Authentication) 구조로 차량 도난에 대한 대비까지 어느 정도 마련했다.
2FA 구조는 번호판 오인식 문제도 해결된다. 임재석 대표는 “번호판 인식으로만 결제가 이뤄지면 카메라 인식 오류에 의한 비용 청구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로 12가 9111 차량이 제주에 있고 21가 9117차 차량이 서울에 있을 경우, 번호판 인식이 잘못되면 제주도에 있는 차주에게 코엑스 주차 청구서가 전달될 겁니다. 슬릭페이는 추가로 스마트 기기 위치를 확인하니 오류청구 문제가 사라집니다”라고 말했다.
슬릭페이는 기존 간편결제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 출처=박스테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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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포함해 해외에서는 운전 중 스마트 기기 조작은 불법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하지만, ▲북미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는 ▲주차장 ▲드라이브스루 내에서 시동이 켜진 채로 정차했음에도 규제 대상이 된다. 시동이 켜진 상황 자체가 운전 중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슬릭페이는 자동차 번호판 인식만 되면 알아서 결제가 이뤄지므로 운전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사용 환경 최적화를 위해 임재석 대표가 중점을 둔 또 다른 부분은 ‘사용자 경험(UIㆍUX)’이다. 국내 최대 UIㆍUX 기업 및 온라인 게이밍 기업에서 해외 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슬릭페이의 결제 과정을 최적화했다. 지문을 인식하거나 인증번호를 누를 필요 없이 결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끝날 정도다.
슬릭페이의 강점은 편리함에만 있는 게 아니다. 국내 전체 차량 중 90%를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일반 결제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배출한다. 슬릭페이는 차량 정차 시간을 줄여 엔진 공회전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임재석 대표의 설명이다. 박스테이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등록차량 중 30대~50대 운전자가 결제 과정을 15초 단축할 경우, 1년에 약 2만 5000톤 수준의 탄소 절감이 가능하다. 슬릭페이가 실행되는 순간부터 지구 오염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해외 드라이브스루 결제 분야 최고를 꿈꾼다
슬릭페이는 국내외 드라이브스루 결제 시장을 겨냥했다. 박스테이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해외 드라이브스루 시장은 7240억 달러(약 1063조 4112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주차간편결제 시장도 2024년 기준 142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박스테이션은 꾸준히 사용 사례를 확보하면서 해외 드라이브스루 결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임재석 대표는 “▲북미 ▲유럽연합 ▲영국 ▲오세아니아 등 해외에서는 드라이브스루의 천국이고 시장 잠재력도 큽니다. 슬릭페이 완성도를 더 높여 해외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박스테이션이 슬릭페이로 사업 확장의 기회를 꿈꿀 수 있었던 데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도움이 있었다.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었던 박스테이션은 CES 2024 참가 지원 외에도 ▲기술인증 사업 ▲기업 홍보 등 폭넓은 지원이 제공됐다. 임재석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이 있어 2023년도 하반기 기업성장 우수기업(TI-4) 인증을 받았고 CES 2024에서 슬릭페이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2024년에는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 시장대응형 선정 및 벤처기업(혁신성장유형) 인증도 받았죠. 지원 사업 하나지만, 기업이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최고의 드라이브스루 결제 플랫폼을 꿈꾸는 슬릭페이. 향후 5년 이내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 생태계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임재석 대표는 “해외 대부분 프랜차이즈 기업은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기업들과 관계를 쌓아 글로벌 시장에 슬릭페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 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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