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주의, 법치, 인권에 반하는 동맹국들의 행동에 침묵을 지켰다고 비판하며 대표적 사례로 한국과 이스라엘 등을 들었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보좌진은 미국의 목표를 훼손한 동맹에 구애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 정부가 동맹을 강화했다고 자랑해 왔지만 "주요 파트너들이 민주주의, 법치, 인권을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해 온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이들 국가가 세계에서 미국의 힘과 위상을 약화"시키기도 해 "바이든 대통령이 관리해 온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십이 복잡해졌다"고 짚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워싱턴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초청하는 등 많은 투자를 기울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계엄을 선포하자 "윤 대통령의 행동이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뒤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도를 떠올리게 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우려는 표명했지만 보수 성향의 윤 대통령을 맹비난하는 것은 자제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빈 방문 당시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기도 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특별한 관심을 쏟는 프로젝트인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지로 한국을 선택해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행사를 주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한국,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들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각각의 경우에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고 해당 지도자들이 자신의 역할에 실패하거나 미국의 정책 제안과 외교적 노력을 거부했을 때 침묵을 지켰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 당국자들은 종종 러시아, 이란, 북한, 특히 중국과의 균형을 잡는 데 필요한 파트너들을 소외시킬 수 없다며 그들의 선택을 정당화한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미 비당파적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에마 애시포드 선임연구원이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자신의 외교 정책 길잡이로 삼은 동시에 일부 미 동맹국들의 최근 혼란이 민주주의가 완벽히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가 "위선"으로 비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가자지구 전쟁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지는 "분열적" 외교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애시포드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한 분쟁은 용납할 수 없는 전쟁 범죄, 다른 하나는 자기 방어"라고 말함으로써 위선이 명확히 노출됐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4만5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해 왔다.
미 국제정책센터 부소장이자 대표적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의 정책 고문을 맡았던 맷 더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한 것과 똑같은 일을 저질렀는데도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규칙 기반 질서에 입힌 피해는 아직 그 피해 규모에 대한 상상조차 시작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더스 부소장은 트럼프 당선자와는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대한 옹호자로 여겨졌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국제법의 근간에 더 많은 피해"를 입혔고 국제 규범이 "공허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서는 오히려 "파트너를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너무 많은 제한"을 부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그 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 공세가 계속되며 특정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 계속해서 미국 정부에 로비를 벌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 제재 관련 미국과 유럽 및 인도, 걸프 아랍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도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기간 뿐 아니라 정치 경력 전반에 걸쳐 추진한 파트너십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새로운 도전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사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의 다른 지지자들이 그린 비전보다 동맹국들이 항상 더 흔들리고 논쟁을 초래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 지난해 4월26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미 정상 국빈 만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 부르고 있다.ⓒ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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