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8 (토)

환율 1450원 시대...달러 벌어주는 수출 1위 ‘효자과일’ 무엇?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질문.

K푸드가 해외에서 난리다. 지난해 처음 수출액이 90억달러를 돌파한 것도 이 덕분이다. 그렇다면 수출품목 1위는 뭘까. 예상했겠지만 정답은 라면(9.5억달러)이다. 이어 과자(6.6억달러), 음료(5.7억달러) 등이 해외에서 잘 팔렸다. 더불어 지난해 냉동김밥이 해외에서 히트치면서 쌀가공식품도 수출액 2억 달러를 넘겼다.

다시 질문.

그렇다면 신선 과일 중에서는 뭐가 1위일까. 정답은 딸기다. 요즘 시중에 쏟아지기 시작한 딸기는 알고보면 소리소문 없이 달러를 벌고 있다. 지난해에만 수출액이 711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2% 늘었다. 싱가포르에선 한국산이 신선 딸기시장 점유율 42.9%를 차지할 정도다.

사실 해외에 나가보면 각 나라마다 딸기를 다 키우고 또 사실 현지에서 먹는 딸기가 더 신선할 것 같은 인상이 든다. 그런데 우리 딸기, 일명 K딸기가 어째서 수출 효자가 됐을까.

매경이코노미

진주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수출용 딸기를 포장하고 있는 모습(케이베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궁금하던 차에 딸기 수출통합조직 케이베리(K-Berry)를 알게 됐다. 케이베리는 정부 수출방침에 따라 딸기생산농가와 수출업체가 공동출자해 만든 농업회사법인이다. 현재 신선딸기 전체 수출의 95% 이상을 케이베리를 통해서 수출하고 있다. 다음은 김문규 케이베리 대표와 일문일답.

Q. 딸기가 최초 수출을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인가. 지금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 딸기가 최초로 수출을 시작한 시기는 1996년이다. 일본에 최초로 수출됐다는 기록이 있다. 수출량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엔 사상 최초로 7000만달러를 넘겼다. 케이베리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케이베리만 놓고 보면 이미 상반기에만 5000만달러(3664t)를 넘겼다.

Q. 이런 기조라면 올해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할 것 같은데.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올해 하반기 작황이 기후변화로 인해 쉽지 않아서다. 정식(딸기 묘를 본 밭에 심기) 시기인 8∼9월엔 고온으로 모종이 많이 폐사, 날씨가 풀리길 기다렸다가 다시 심는 농가가 많았다. 통상 수출용 딸기는 11월 중순에 첫 수확을 해 수출용 선별장을 가동한다. 그런데 올해는 대부분의 수출 농업단지들이 12월 초가 돼서야 정상 가동한 상황이다. 요즘 시중에 딸기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반기 수출액이 얼마나 잡히느냐에 따라 사상최대 수출 기록을 세울지 여부가 판가름날 듯 하다. 다만 생산시기가 늦어진 만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생산물량이 회복돼 늘어나는데다 해외 수요도 점점 증가하는 만큼 조심스레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김문규 케이베리 대표(케이베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사실 딸기는 전세계 어디서든 재배하지 않나. 한국 딸기가 유독 왜 인기가 많나.

일단 품질과 맛이 좋다. 한국의 기후가 4계절이 뚜렷하고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서 우수한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이다. 또 시설재배 기술의 발전에 따라 타 외국산 딸기에 비해 높은 품질의 딸기를 생산할 수 있다. 수확 후 선별·포장에서부터 품위기준표를 마련, 일정한 수준 이상의 딸기만을 선별해 수출하기 때문에 고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딸기 품종은 타 품종에 비해 높은 당도와 식감, 크기로 차별화했다. 외국산 품종은 크기와 외관은 훌륭하나 당도와 식감이 한국산에 비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더불어 유통 기술도 진화했다. 한국산 딸기는 품위 유지를 위해 철저하게 콜드체인 시스템에서 관리가 이뤄진다. 또한 유통기간을 더욱 늘릴 수 있도록 선도유지 복합처리기(이산화탄소, 이산화 염소가스를 활용해 상품의 경도를 높이고 곰팡이를 방지하는 기술), 신선도 유지제 등을 사용, 상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K컬처 영향력도 한 몫했다. 한국 이미지가 좋다 보니 한국인이 즐겨먹는 딸기를 찾는 외국 소비자가 자연스레 늘었다. 케이베리에서는 딸기 주요 수출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식품박람회 참가, 한국산 프리미엄 딸기 론칭쇼 등을 통해 한국산 딸기에 대한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Q. 품종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토종 품종이 해외에서 잘 먹히나.

그렇다. 현재 수출 품종 중 가장 높은 비율(9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금실이다. 금실은 생산되는 과실이 일정한 크기 이상이며, 적당한 수확량, 당도, 높은 경도(잘 무르지 않음) 등 수출에 적합한 조건을 가장 많이 갖췄다. 기타 해외에서 인기 있는 다른 품종은 킹스베리, 아리향 등이 있다. 모두 한국에서 개발된 품종이며, 일정 수준 이상 당도와 크기를 자랑한다. 최근 개발된 홍희가 당도가 매우 높은 특성으로 향후 수출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신품종으로 보인다.

매경이코노미

가장 많은 비율로 수출되고 있는 토종품종 ‘금실’ 딸기(케이베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딸기 수출을 보다 늘리려면 어떤 과제를 넘어야 할까?

무엇보다 수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한국 딸기의 주요 수출국은 싱가포르, 태국,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위주다. 게다가 대부분 항공 운송에 의존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동남아 시장에 편중됐던 것이다. 따라서 항공 운송 부담이 큰 미주, 중동 등 원거리 시장 수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더불어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고령화 등으로 생산비 급등 소지가 높다.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시설 자동화 지원 등으로 비용 절감을 해야한다. 더불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출에 적합한 신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재배기술을 보급할 필요가 있다. 올해처럼 기후변화 때문에 고생할 수 있는 만큼 재배 방법 개선, 관련 시설지원을 통해서 수출딸기 생산성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Q. 신선 딸기 외 고부가가치 가공식품 수출도 고민해볼 수 있을텐데.

한국산 딸기의 생산원가 상승으로 딸기를 이용한 일반가공품 생산은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현재 케이베리는 동결건조 딸기에 초콜릿 코팅을 하는 방식의 해외수출용 가공식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상품화 단계가 돼서 일부 면세점 등에 샘플을 납품하고 있다. 해당 상품이 수익성을 가진 수출처를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생산 농가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베리는 한국산 수출딸기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시장 수요에 의거, 품종 선택부터 재배, 수확, 선별, 포장, 수출, 마케팅, 안전성·품질관리, 정산, 농가교육 등의 전 과정을 일관되게 수행하려고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