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달튼 생산공장 전경,(한화솔루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태양광·배터리 업계가 미국 에너지부 대출 승인을 받고 현지 투자에 필요한 수조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조단위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저리 대출로 재무 부담을 한시름 덜게 됐다. 무엇보다 친환경 정책과 거리를 두는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전에 자금 조달을 매듭짓고 현지 생산 기지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009830) 큐셀부문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LPO)으로부터 최대 14억 5000만 달러(약 2조1380억 원)의 자금 대출 보증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한화큐셀은 지난 2023년 1월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2개의 공장(달튼·카터스빌)을 중심으로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솔라 허브는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으로 오는 2025년 완공·가동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솔라 허브 완공 이후 수령할 수 있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AMPC(첨단세액공제) 혜택을 연간 약 1조 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받은 AMPC 금액은 △1분기 966억 원 △2분기 1468억 원 △3분기 1216억 원이다. 올해 4분기를 더한 추정치는 5000억∼6000억 원 수준이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저가의 중국산이 지배하고 있다. 미국은 대응 차원에서 내년 1월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기존보다 2배 인상한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한화큐셀은 현지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IRA 폐지·축소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내년부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뒤집힐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 없이 투자를 확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IRA가 폐지 혹은 축소되면 신규 사업 대부분은 무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이전에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대출을 확정했다.

이달 미국 에너지부(DOE)는 SK온과 미국 포드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에 대해 96억 3000만 달러(약 14조 2138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을 최종 승인했다. 삼성SDI(006400)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도 미국 에너지로부터 75억 4000만 달러(약 11조 1290억 원)의 대출을 확정했다.

업계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대출 지원을 서두는 것으로 해석한다. 에너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30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무공해 차량으로 만들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배터리 업계 역시 연내 대출 승인을 받기 위해 속도를 냈다. 조 단위 투자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낮은 금리의 투자비 확보는 필수였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ATVM 지원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현상과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가 맞물리고 있다"며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불가피한 만큼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포함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