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에 조기 대선 할 가능성
尹 이어 총리까지 탄핵… 혼란 가중
독보적 원톱 부재한 與…하마평만
홍준표·한동훈·오세훈·유승민 거론
尹 이어 총리까지 탄핵… 혼란 가중
독보적 원톱 부재한 與…하마평만
홍준표·한동훈·오세훈·유승민 거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서 여권 잠룡들이 속속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조기 대선은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1호 당원’으로 불렸던 대통령이 당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만큼 범여권의 대권 레이스는 탄핵 이전 정국과 완전히 다른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야권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해야 만큼 여당 내 경선부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여권에서 가장 먼저 대권 도전을 시사한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여당 텃밭인 대구광역시의 단체장이다. 지난 2022년 7월 대구시장으로 취임해 2026년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여권 잠룡 중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다.
홍 시장은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혁신 100플러스1’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단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또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면서 “어차피 선출직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선 홍 시장이 서울로의 이사, 즉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 시장이 그간 수시로 비판·견제해 온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다가 지난 16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7·23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이었다.
한 전 대표는 사퇴 선언 후 지지자들 앞에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계 복귀 시사다. 그가 국민의힘 대권 주자가 되려면 원내 친윤(親윤석열계) 인사들을 비롯한 보수 진영 일각의 반감을 넘어서야 한다. 강성층부터 중도층까지의 확장성을 입증받는 게 관건이다.
탄핵 정국 전에는 한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 여권 후보로 꼽혔으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기점으로 그의 지지율은 추락했다. 한 전 대표 지지율은 지난 17∼19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5%로 하락, 홍 시장과 동률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건설분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서울시, 연합뉴스] |
‘원톱이’ 부재한 가운데 정치권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근 행보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지난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시장직을)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서울시장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건 사실 상당히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가가 위기 상황이고, 제가 4선 서울시장”이라며 “공인으로서의 경험을 더 큰 단위의 나라에서 써야 한다고 하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혜롭게 판단하겠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즉답을 피했지만, 오 시장은 연일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수사에 신속하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비판하는 등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대 교수회관에서 ‘청년의 미래와 정치’를 주제로 특강을 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오 시장만큼 중량급인 후보로는 유승민 전 의원이 거론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은 뒤 “상황이 정리되고 당이 제대로 된 길을 찾을 때까지는 그런 이야기 안 할 생각”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당의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하며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계속 이게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탄핵에 반대하고, 아직도 그 입장이 이어지고 당의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권에서 독보적인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선 “잡범 수준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며 “어떻게 보면 우리(국민의힘)가 상대할 후보 중에 제일 쉬운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포비아’라고 그러는데 그런 건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며 내심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15.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