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 파커가 태양 대기 상층부인 코로나에 진입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미 항공우주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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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이하 ‘파커’)가 태양 대기 상층부인 코로나의 고온 플라스마를 뚫고 태양을 역대 최근접 거리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비행 당시 탐사선과 태양 표면의 최단거리는 610만km였으며, 비행 속도는 시속 69만km였다. 비행 속도 역시 인공물체 중 가장 빠른 속도였다.
비행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오전 6시53분(한국시각 오후 8시53분) 이뤄졌으나 당시엔 통신이 끊겨, 성공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없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파커가 “26일 밤 자정 직전(미 동부시각 기준) 지상 관제팀에 비행 신호를 보냈”며 “이로써 파커가 코로나를 안전하게 통과해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커 탐사선은 이번 비행에서 방열판을 앞세워 1370도 이상의 온도를 견뎌냈다.
파커 탐사선의 임무는 태양 대기권의 상층부인 코로나의 비밀을 푸는 것이다. 태양풍의 발원지인 코로나는 태양 표면 온도(5500도)보다 수백배 더 높아 100만도를 웃돈다. 태양풍이란 태양 대기층에서 방출되는 전하를 띤 고에너지 입자들의 흐름을 말한다. 태양 활동이 활발할 때는 태양풍의 세기도 강해진다. 태양 활동의 강도는 흑점 수의 변화로 알 수 있다. 태양풍의 속도는 초속 300~800km이다.
파커 태양 탐사선의 여정.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축구장 길이로 축소한다면, 파커 탐사선은 현재 끝 지점에서 3.6m 떨어진 지점에 있는 것과 같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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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과 6월 두 차례 더
나사는 파커가 이번 비행에서 태양에 대한 기존 지식을 뒤흔들 수 있는 관측 데이터를 수집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의 온도가 태양 표면보다 수백배 더 높은 이유를 알아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비행은 2018년 지구를 출발한 파커의 22번째 태양 근접비행이었다. 파커는 2021년 처음으로 코로나를 통과 비행했으며, 2023년 12월엔 태양으로부터 726만km 지점까지 다가간 바 있다.
파커는 내년 3월과 6월 비슷한 거리에서 태양을 두 차례 더 근접비행한다. 2025년은 11년을 주기로 극대기와 극소기를 오가는 태양 활동에서 극대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과학자들은 2025년 7월에 이번 주기의 최정점에 이를 것으로 본다. 극대기에는 강력한 에너지의 태양풍 입자들이 지구로 날아와 전력, 통신망 등을 교란시킬 수 있다.
탐사선 이름 ‘파커’는 1958년 전 태양풍의 존재를 밝히고 이름까지 붙여준 우주물리학자 유진 파커(1927~2022) 박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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