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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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이 3년 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유출된 것으로 결론냈지만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당시 FBI의 해당 조사를 담당한 제이스 배넌 박사를 인용해 이런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미국 각 정보기관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조사 결과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기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다는 '자연발생설'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뢰 수준은 '낮음'(Low)이었다.

FBI 판단은 달랐다. FBI는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된 형태라고 결론내렸다. 이 판단에 대한 신뢰도는 '중간'(Moderate)으로 다른 기관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생물학 전문가로서 FBI에서 20년 넘게 생물학 무기 등을 연구한 배넌 박사는 "FBI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고 판단한 유일한 수사기관이었고 판단의 신뢰도는 '중간'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8일 촬영된 미국 워싱턴 DC의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인 J. 에드거 후버 빌딩의 모습./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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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넌 박사는 FBI만이 실험실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만큼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WSJ는 FBI 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제기한 또 다른 이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방정보국(DIA) 산하 국가의학정보센터(NCMI) 소속 과학자 3명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이는 바이든에게 제출된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WSJ는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이 브리핑에서 제외된 것이 당시 과학계와 정치의 분열 상황과 관련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시 백악관 브리핑을 위한 보고서 작성에 중심 역할을 맡은 에이드리앤 킨이 자연발생설 지지자였음을 강조했다. 킨은 전염병 관련 박사 학위를 가진 킨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린 세계보건기구(WHO) 자문 위원으로 일했다.

현재 FBI에서 은퇴한 배넌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에 관해 당시의 증거들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정보의 편집 과정에서 제외된 내용들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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