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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尹 탄핵 집회' 주도하는 2030 여성들…차기 대선 '태풍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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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집회 후 남태령 집회로 달려간 MZ여성들…"사회 문제 관심 확대"

뉴스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가 응원봉과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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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다들 부끄럽다고 해요. '국회에 못 가서 부끄럽다', '농민들에 대해 잘 몰라서 부끄럽다'… 저도 부끄러워서 이 자리에 나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남태령역 앞 과천대로에서 진행한 집회 무대에 오른 여성 A 씨는 이같이 말했다. 20·30대로 추정되는 A 씨는 동이 트기 시작할 때부터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가 경찰과 대치하던 현장으로 달려왔다.

앞서 전날 트랙터 등을 몰고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향하는 상경 투쟁을 시도한 전농은 남태령에서 서울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당시 광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를 마치고 남태령으로 달려온 20·30대 여성들이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트랙터를 호위했다. 결국 1박 2일 대치 끝에 경찰은 전농 측과 합의해 차 벽을 해제했다.

현장에서 A 씨뿐 아니라 많은 20·30대 여성들이 무대에 올라 "농민들에 대해 잘 몰랐던 과거가 죄송스럽다"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등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한남동까지 행진해 '다시 만난 세계' 등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탄핵 정국에 20·30대 여성 주도적 역할…전장연 지하철 선전전엔 300명 몰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20·30대 여성들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들은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축제 같은 분위기로 국회를 압박하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끌어냈다. 농민·장애인 다른 사회적 약자로 20·30대 여성들의 관심이 이어지며 이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을 계기로 20·30대 여성들의 집회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4일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 다이인 행동'에는 300여 명(전장연 추산)의 시민이 동참했다. 27일에도 전장연 추산 50~60명의 시민이 혜화역 집회에 참여하는 등 기존 진행하던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 비해 많은 시민이 함께했다.

지난 24일 전장연 집회에 참여했다는 B 씨(여·27)는 "평소 장애인 등 소수자 권리에 관심은 있었지만, 관심에서 그쳤다"며 "이번 (탄핵 집회를) 계기로 내가 직접 목소리를 내면 달라진다는 효능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권리를 위한 집회가 있다면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순 전장연 조직실장은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 벌써 3년이 넘었는데 시간이 길어질수록 연대의 힘이 약해지면서 긴 시간을 견뎠다"며 "안국역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결합해 주시고 일상 투쟁처럼 매일 아침 8시에 진행되는 혜화역까지 같이 연대해 주실지는 몰라서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약자들과 연대에 적극적인 여성들…차기 대선 땐 성별에 따라 표심 갈리는 현상↑"

전문가들은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여성들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큰 정치적 경험을 계기로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집회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또 집회는 일반적으로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우리(20·30대 여성)만의 방식으로 집회하며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위치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있어 다른 약자들과 연대에 더 적극적이다"며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지난 대선처럼) 20·30대 세대에서 젠더가 극명하게 갈린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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