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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미·중 독주에도 기회는 있다"…추격하는 K-휴머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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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휴머노이드 밸류체인 공략 나선 K-스타트업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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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사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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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 2024년은 상징적인 해다. 테슬라와 피규어AI가 자동차 제조공장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했고, 중국에서는 유니트리가 휴머노이드를 불과 1만6000달러(2320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컨셉'이 아니라 진짜 시장에서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까지 휴머노이드 산업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모습이다. 미·중 모두 5년 내 50조원 규모로 불어날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로봇기업들이 최첨단 기술로, 중국은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휴머노이드 불모지로 평가받는다.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이 많지 않았다. 다만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세계 6위 수준의 경쟁력을 보인 만큼 잠재력은 크다. 완성형 휴머노이드가 아니더라도 부품·소프트웨어 등 밸류체인 내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에 홀리데이로보틱스, 에이로봇, 에이딘로보틱스, 코라스로보틱스, 라이온로보틱스 등 관련 스타트업들이 올해 뭉칫돈을 유치하며 기술 선점 및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전장 내민 K-휴머노이드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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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벤처·스타트업들/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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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머노이드 업계 대표주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카이스트에서 휴머노이드 '로보'를 개발한 연구진이 창업한 기업으로 협동로봇, AMR(자율모바일로봇), 4족 보행 로봇 등 다양한 종류의 로봇 개발에서 성과를 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휴머노이드 개발 역량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라고 평가했다.

사업적으로도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일본 토요타에 휴머노이드 'RB-Y1'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2족 보행이 아닌 바퀴가 달린 형태지만, 두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장의 제조 활동을 지원해 휴머노이드의 일종으로 평가받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내년 초 2족형 휴머노이드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들도 특화된 무기를 기반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는다. AI(인공지능) 머신비전 스타트업 수아랩을 창업 후 코그넥스에 M&A(인수합병)시키는 데 성공한 송기영 대표가 재창업한 기업으로, 휴머노이드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할 AI 분야 기술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범 1년이 되지 않은 만큼 홀리데이로보틱스의 개발 성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머신비전,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가 사람의 동작을 '자율학습'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175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자율주행로봇 개발사 로보티즈 출신의 엄윤설 대표와 한재권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창업한 에이로봇도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근육 역할을 할 '액추에이터' 부품 등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다. 이미 개발한 휴머노이드로 로봇 축구대회 '로보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에이로봇은 이전까지 반려로봇, 웰컴로봇 등 서비스로봇을 주로 개발해왔지만, 향후 휴머노이드로 분야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2028년 제조현장 상용화가 목표다. 에이로봇 역시 올해 5월 35억원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밸류체인 내 역할 기대"…로봇 부품·SW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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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AI '디자이너'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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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완제품 개발이 아니어도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등 밸류체인 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현재 산업용 로봇들의 손, 팔 등에 활용되는 액추에이터나 센서장비 등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향후 휴머노이드 부품 밸류체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기업은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로봇연구실에서 창업한 에이딘로보틱스다. 로봇의 힘을 제어할 수 있는 힘·토크 센서 등을 개발한다. 로봇팔에서 물체를 잡을 때 힘을 측정·제어하는 데 활용되는 부품이다. 일단 협동로봇 등에 공급되고 있지만, 휴머노이드에도 필수적인 부품인 만큼 협업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확장성을 인정받으며 지난 9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로봇 손(그리퍼)을 개발하는 테솔로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12개 관절로 구성된 세 손가락 로봇을 주력으로 대기업 제조공정 등에 공급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20개 관절로 구성된 5개 손가락 그리퍼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 밖에 로봇팔의 손끝에 붙이는 툴링 부품, 토크센서, 모터 등을 개발하는 코라스로보틱스, 다족로봇 관련 보행·제어기술과 부품 등을 개발하는 라이온로보틱스 등도 벤처투자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종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10월 휴머노이드 관련 보고서를 통해 "국내 업체들의 경우 휴머노이드 시장 개화 속에서 배터리, 부품 위주로 밸류체인 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대응력, 양산화 역량, 수출 경쟁력 등을 가진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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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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