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대금 미납 명분…몰도바, 최근 60일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국영 가스프롬의 본사 라흐타 센터 마천루를 방문해 알렉세이 밀러 CEO와 대화하고 있다. 2024.06,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러시아의 국영 가스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28일(현지시간), 빈번한 대금 미지급으로 다음 달부터 몰도바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혀, 심각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려된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 만료되는 가스관 사용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혀, 여러 동유럽 국가가 러시아 가스 중단 사태를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몰도바는 이달 초에 가스가 중단되면 60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몰도바의 최대 가스 공급사이자 가즈프롬이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몰도바가즈와의 공급 계약 종료를 포함해 모든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즈프롬은 이번 조치는 "몰도바 당국의 부채 통제 거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부채 규모는 7억900만 달러(약 1조464억원)에 달한다. 몰도바는 부채가 860만 달러(약 127억원)란 입장이다.
도린 레치안 몰도바 총리는 앞으로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가스를 러시아가 전면 막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의 결정을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를 통과한 가스는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흘러간다.
러시아의 가스 중단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곳은 몰도바다. 레치안 총리는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몰도바가 에너지 수입선을 계속 다각화할 것이며, "법적 수단 등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옛 소련 국가였던 몰도바에 연간 약 20억 세제곱미터의 가스를 제공해 왔는데, 가스는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몰도바 내 친러 분리주의 미승인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있는 발전소로 가게 된다. 이 발전소는 값싼 전력을 생산해 이것을 몰도바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23년, 유럽연합(EU)의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아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1년 전인 2021년에는 이 비중은 40%를 넘었다.
하지만 동유럽은 지정학적 그리고 정치적 이유로 러시아 가스 수입에 여전히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llday3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