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 사고와 관련 사고 영상을 본 현직 조종사들은 엔진 2개가 모두 고장 나 기장이 랜딩기어(착륙 장치)를 작동하는 데 실패하고 동체 착륙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현직 기장 A 씨는“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항공기 오른쪽 엔진뿐 아니라 왼쪽 엔진에도 미세한 연기가 나고 있어 두 개 엔진 모두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잉사의 항공기의 경우 엔진 두 개가 모두 고장나면 APU(보조동력장치)가 작동되기 전까지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왼쪽 엔진에도 조류가 빨려 들어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엔진이 고장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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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내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엔진이 고장 나면 항공기 속도를 줄이거나 랜딩기어 등을 자동으로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때 조종사들은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리려고 시도하는데, 보통 랜딩기어 1개를 수동으로 내리는 데 30초 가량 필요하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사고 영상에 나타난) 착륙 속도를 보면 기장이 양쪽 엔진을 컨트롤하기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 같고, 1차 착륙 뒤 활주로 변경 조치는 두 엔진 모두 제어하기 어려울 때 내리는 조치”며 “그런데 조종사가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기체 기장은 8시 59분 국제 조난신호(메이데이) 선언 후 바로 동체 착륙을 시도했고, 9시 3분 활주로 외벽과 충돌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사고 브리핑에서 “(관제탑의) 조류충돌 경보 2분 뒤 조종사가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선언했고, 메이데이 선언 후 바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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