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 생존자인 승무원 1명이 목포중앙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병원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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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목포한국병원·목포중앙병원 및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승무원인 30대 남성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어디가 아픈가”라는 의료진의 질문에 “어떻게 된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A씨는 “(내가) 어떻게 여기에 온 것인가”라고 의료진에게 물은 뒤 “도착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며 비행기가 다 착륙한 것 같았는데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목포한국병원 관계자는 “A씨가 사실상 패닉에 가까운 상황일 텐데 승객 안전을 위해서 그런 말이 먼저 나온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후미 쪽에서 승객 응대 서비스를 맡은 A씨의 상태는 맥박이 정상이고, 보행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 다른 생존자인 20대 여성 승무원 B씨도 목포중앙병원으로 옮겨진 뒤 별다른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의료진의 질문에 대답하며 대화할 수 있는 정도의 상태로 파악됐다. B씨는 골절상 및 타박상을 입었다. 목포중앙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은 말해주기 어렵지만, B씨는 의식이 명확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며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안정을 취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송 과정에서 구조대원에게 “조류 충돌로 추정되며 비행기 한 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도 조류 충돌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전 8시57분쯤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1분 후인 58분에 사고기 기장이 메이데이(국제 조난 신호)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서 생존한 승무원 A씨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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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B씨는 병원과 가족 간의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모두 서울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이날 오후 4시 13분쯤 환자용 침대에 누운 채로 서울 강서구 소재 이대서울병원으로 옮겨져 곧장 응급의료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구급대원은 “A씨는 의식이 있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병원은 A씨에 대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B씨 또한 오후 4시쯤 목포중앙병원에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轉院) 중이다.
목포중앙병원·한국병원에서 만난 일반 환자들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생존한) 두 명은 천운을 타고 난 것”이라며 “사고 기억이 평생을 갈 것인데 그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급대원이 사고 여객기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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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진호‧김준희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서울=이영근‧장서윤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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