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사고 현장 인근 임시 안치소 설치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추락한 기체가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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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무안=정인지·이윤경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일부 희생자 신원이 확인됐다. 지문으로 신원이 확인된 명단이 발표되자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이날 오후 4시20분께 무안공항 1층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후 3시50분 기준 2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나머지 분들의 수색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2명 모두 지문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이 중 12명은 여성이고 10명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청사 1층에 모여있던 유족들은 국토부가 신원 확인된 이들의 이름을 차례대로 부르자 오열하기 시작했다. 유족들은 '어떡해', '크게 말해달라' 등을 외치며 절규했다. 일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사망자 이름과 생년월일이 불릴 때마다 애끓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유족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당신 못 잡아서 미안해. 못 가게 할 걸"이라며 자책하고는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딸로 추정되는 다른 여성은 "엄마, 아빠 찾아야지"하면서 서로를 다독였다.
유족들은 이날 사고 이후 구조·수습 현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생사라도 빠르게 알려달라며 정부 관계자를 붙잡고 늘어지기도 했다.
일부는 앞서 발표한 브리핑 명단과 다르다며 고성을 질렀다. 명단에 이름이 잘못 표기돼 수정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한 유족은 "왜 최초 명단자와 이름이 다르냐"며 "전광판이 뭐하러 있느냐. 요구사항도 반영이 안되고 이게 뭐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청사에서 유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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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을 크게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한 유족은 "전광판을 크게 만들어달라고 몇 번을 말하냐. 보이지도 않는데 사상자가 몇 명인지 부상자가 몇 명인지 붙여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다른 유족은 "애타는 사람이 한 두명이냐"고 소리쳤다.
일부는 공개적으로 걸려있는 명단에 항의했다. 한 유족은 "신원이 확인되면 개인적으로 유족들한테 문자보내기로 준비했잖냐. 걸어놓듯이 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개인적인 이유도 있고 전체적으로 명단을 공개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확인되는 대로 그 유족들한테만 연락달라"고 요청했다.
탑승객 중 일부는 시신이 크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들은 "신원 확인이 너무 늦다고 생각한다. 지금 몇 시간이 지났는데 22명만 확인되나"라며 "나머지 사람들은 지문이 안 나오니 확인이 안 된 것 아니냐"고 말끝을 흐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신속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사죄드린다. 다른 명단을 바로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임시 안치소는 사고 현장 활주로 인근 천막에 설치됐다. 국토부는 "신원 확인된 22명에 대해 임시 영안소를 설치했다. 그쪽으로 이동해서 다시 한 번 향후 계획 상의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이날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탑승인원은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었다.
이정현 무안군 소방서장은 앞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새 추돌)와 기상악화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추후 관계기관 합도조사 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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