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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온전한 시신 거의 없어"…신원 확인 기다리는 유족들 '눈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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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DNA 검사 최소 열흘
장례 절차 지연 불가피…분향소는 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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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전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탑승객들의 가방과 캐리어를 수색하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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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무안=이윤경·정인지·송호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째를 맞은 30일 정부 당국은 희생자 신원 확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모든 시신의 최종 DNA 검사 결과는 최소 열흘 정도 걸릴 것으로 보여 장례 절차가 시작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 희생자 신원 확인 마무리 단계…"다음 주 수요일까지 장례 어려워"

30일 국토교통부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179명 전원은 공항 내 격납고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로 옮겨졌다. 유족에게 인도할 때까지 보존을 위한 냉동 컨테이너 10여대도 설치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179명 중 기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46명이다. 지문으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는 유족들과 DNA 대조 등 추가 절차를 진행했다. 경찰은 채취한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냈다. DNA 검사 결과가 이르면 이날 밤 나올 예정이라 나머지 33명의 신원도 조만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철 국토부 부산지방항공청장은 "지문 감식이 안 된 분들 DNA 검사 결과는 오늘 밤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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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무안=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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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형태가 온전한 시신은 5구 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마저도 훼손이 심한 상태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은 총 606편으로 분리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유족들 DNA를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 검안을 마칠 때까지 최소 열흘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원 확인 후 검안까지 마치면 유족별로 희망하는 장례식장에 시신이 안치될 예정이다. 이에 장례 절차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족 협의회(협의회)는 "나머지 시신은 전부 온전하지가 않다"며 "검시에서의 확인 절차도 다음 주 수요일까지 될 것 같다고 하는데, 그러면 다음 주 수요일까지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답이 나온다"고 했다.

희생자 유족들은 이날 협의회를 발족했다. 협의회는 박한신 회장과 집행부 9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무안공항 인근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외에 유족들이 모여있는 공항에도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유족들 요청에 공항 1층에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전날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공항에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끝 착륙 유도 안전시설인 ‘로컬라이저’와 외벽에 잇따라 충돌하고 불길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승무원 2명은 구조돼 서울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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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전 소방 당국이 구급대원들이 사고 수습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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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출 구조물 '로컬라이저'에 충돌…"개연성 열어두겠다"

국토부에 따르면 당시 무안공항 관제탑은 오전 8시54분 여객기의 1활주로 착륙을 허가한 뒤 오전 8시57분 조류 충돌 주의를 줬다. 2분 뒤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인한 긴급 조난신호(메이데이)를 3차례 선언하고 복행 후 반대 방향 19활주로로 착륙을 요청했다.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 없이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는 19활주로 1200m 지점에 내렸고, 오전 9시3분 활주로를 지나 로컬라이저에 충돌한 뒤 다시 외벽에 부딪쳤다.

강정현 국토부 항공운항과장은 "통상적이면 5000피트까지 올라가서 대기하다 다시 1활주로로 착륙하는 절차인데, 조류 충돌 때문인지, 어떤 사유인지 19활주로 방향으로 요청했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했을 텐데, 어제 같은 경우는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무안공항 조류 활동 예방 근무자는 총 4명으로, 사고 당일엔 2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류 충돌을 두고 "(무안공항 버드스트라이크가 많은지는) 다른 공항과 비교해야 한다"며 "통상 조류 예방 활동자 4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건 당일엔 2명이 근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로컬라이저는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상 위로 돌출돼 있었다. 일각에선 로컬라이저로 사고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속으로 미끄러지던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에 올라타며 동체가 분리됐고, 결국 폭발에 따른 화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강 과장은 "로컬라이저 위치는 정상적인 위치인데, 재질은 면밀히 조사를 해봐야 판단이 된다"며 "여러 가지 개연성을 열어 두고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주로 1200m 지점에 착륙한 이유를 두고도 "분석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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