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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철영의 정사신] '언행불일치' 대통령 윤석열의 '비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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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조사 거부한 채 관저 칩거…체포 위기 자초
관저 앞 집회 참가자들에 "끝까지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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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수사를 회피하며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1일 보수집회 참가자들에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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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습니다. (중략) 국민들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입니다. (중략) 이들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합니다."

2021년 6월 29일 전 검찰총장 윤석열의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문이다. 2025년 새해 다시 그의 출마 선언문을 읽었다. 어쩌면 이토록 언행 불일치일까.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당한 대통령 윤석열은 현재 직무 정지 중이며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공정과 법치, 그리고 상식을 논하던 대통령 윤석열은 이제 없다. 자기 말처럼 국민들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고 있어서다. 비겁하다는 말 외엔 대통령 윤석열을 비유할 말이 없어 보인다.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을 사퇴하며 헌법정신과 법치를 언급했다. 이 역시 언행 불일치로 드러났다.

새해 벽두 대통령 윤석열은 관저 앞 자신을 위한 집회 참가자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냈다.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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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법원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자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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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일까. 이런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했다는 점에서 황당함을 넘어 비참함까지 느낀다. 이번 사태를 만든 당사자가 누구인가. 바로 대통령 윤석열이다.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유린한 장본인이 아직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할 따름이다. 유튜브 생중계를 보고 있다는 대목에서 대통령 윤석열의 수준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메시지에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체포영장 집행이 가까워져 오자 지지층을 통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저열한 방법으로 읽힌다. 일국의 대통령이 극우적 사고를 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방어에만 몰두하는 모습에서 대통령 윤석열의 끝이 순탄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의 태도는 이래선 안 된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정권을 내줘야 하는 앞날을 걱정하는 데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미래만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현재 상황을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의 판단은 대통령 윤석열의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하여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 데 헌신하고 앞장서라는 뜻이었다." 대통령이 법치를 부정하며 여전히 반국가세력을 운운하는 게 2025년 대한민국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관저에 머무르며 유튜브 생중계로 현실을 지켜본다는 대통령 윤석열에게 본인이 했던 그 말을 되돌려주고 싶다. 대선에 출마하며 했던 말이다.

"정치는 국민들이 먹고사는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공정과 법치는 필수적인 기본 가치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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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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