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이후 거센 화염에 휩싸인 여객기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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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항공업계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 충돌)가 1차 원인으로 추정된다. 무안국제공항은 서해안 철새 도래지와 인접해 있다.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제탑에서 해당 여객기에 조류 충돌 주의를 한 지 2분 후 조종사로부터 메이데이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공항 주변의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직전 인근에 새 떼가 출몰했고, 생존 승무원도 ‘버드 스트라이크가 원인’이라고 증언했다.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이날 오전 새와 부딪친 뒤 착륙을 시도했지만, 랜딩기어(Landing Gear·착륙 장치)가 전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바닥이 활주로에 닿은 채 약 10초간 직진했다. 이후 지상을 질주하던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끝단의 외벽을 들이받고 화염에 휩싸였다.
여객기가 동체 착륙 전 복항하는 과정에서 남은 항공유를 공중에서 버리지 않은 이유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고 여객기가 연료를 버리지 않은 채 동체착륙 뒤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공항 외벽에 부딪히면서 큰 화재가 발생해 인명 피해를 더 키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항공유를 버렸다면 화재 규모가 줄어들고 인명 피해도 감소했을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고 여객기와 같은 보잉737은 제작 때부터 상공에서 임의로 버리는 방출 기능이 애초에 없는 기종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고 여객기가 무안 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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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가 착륙 후 속도가 줄지 않은것도 의문점이다. 사고기는 동체 착륙을 한 뒤 외벽에 충돌할 때까지 속도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표한다. 항공기는 크게 3가지 브레이크가 있다. 랜딩 기어, 스피드 브레이크, 엔진 역추진이다. 이 중 확인된 것은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랜딩기어는 착륙 시 충격도 줄여주는 동시에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일각에선 무안공항 활주로가 특히 짧아 오버런이 일어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인천공항(최대 거리 기준 4000m), 김포공항(3600m), 김해공항(3200m), 제주공항(3180m)보다 짧다. 하지만 대구공항(2743m), 양양공항(2500m), 울산공항(2000m)보다는 길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공항 내 활주로 2800m로도 여러 항공기를 정상 운행했다”며 “길이가 충분히 않아 사고가 났다고 보긴 힘들다”고 일축했다.
다만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바퀴 없이 기체를 바닥에 대고 착륙해 마찰로 일어났다는 해석과 랜딩기어 등 브레이크 장치 미작동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발생했다는 ‘오버런’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29일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파손된 기체 후미 수색 등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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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철 전 대한항공 기장은 “앞바퀴가 안 나오면 착륙을 못 하니까 애초에 복행을 한 것”이라며 “동체가 바닥에 닿으면 순간 불꽃 튀고 화염이 나지만 그런 장면은 없어 결국 정지하지 못해 발생한 오버런 사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동영상을 보면 랜딩기어가 안 펴지고, 속도가 거의 줄지 않으면서 충돌했다”며 “비행기는 여러 브레이크 장치가 있는데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으면 엔진이 역추진하며 에어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날개 위판들이 들려야 하는데 이것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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