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경찰 "수십㎞에 걸쳐 끌려"
유조선 이글S호 닻은 아직 미발견
전력망 복구에 최소 8개월 걸릴 듯
12월 30일(현지시간) 핀란드만의 포르부 킬필라티 항구 근처에 유조선 이글S가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경찰은 이날 러시아 석유를 운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조선이 발트해 해저에서 닻으로 전력선과 4개의 통신 케이블을 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이같이 밝혔다.
핀란드 경찰과 국경경비대는 에스트링크-2(Estlink-2) 전력케이블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독일을 각각 잇는 통신케이블 총 4개를 손상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선 ‘이글S’호를 압류하고, 선박 승무원들을 조사하고 있다.
핀란드 경찰은 손상된 전력케이블과 관련, 발트해 해저 바닥을 따라 수십 ㎞에 걸쳐 이어지는 끌린 궤적을 발견했지만, 아직 이글S호의 잃어버린 닻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촬영된 뉴질랜드 속령인 쿡 제도 국기를 내건 이글S호의 사진엔 좌현 닻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피해를 입은 시설은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658MW 용량의 에스트링크-2 전력케이블이다. 수리까지 최소한 8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력망 운영자들은 밝혔다. 해당 전력케이블 손상으로 에스토니아와 핀란드를 연결하는 358MW 용량의 에스트링크-1만 남아 있다.
핀란드는 이글S호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를 피하기 위한 이른바 ‘그림자 함대’의 일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핀란드의 선박 압류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발트해 전력케이블 인프라 피해 사건과 관련해선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발트해에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력·통신 케이블, 가스관이 잇달아 훼손되거나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사보타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고조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번 해저케이블 손상과 관련해 발트해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테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SNS) X에 올린 글에서 알렉산데르 스툽 핀란드 대통령과 “핀란드가 진행 중인 해저 케이블 사보타주 가능성”에 대해 대화했다며 “나토가 발트해 정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134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이상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 오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군사적 중립 노선을 폐기하고 작년 4월 나토에 가입했으며, 국방비를 늘리고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