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해외 증시 전망]
올해 미국 증시는 AI(인공지능) 수혜가 기대되는 대형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주도한 가운데 일부 AI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관련주와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전력산업 관련주,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폭등세를 보였다.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
AI 소프트웨어 회사 가운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고대디, 앱로빈 등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입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전력 관련주는 AI 기술 발달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양자컴퓨팅 관련주는 AI를 잇는 신기술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다만 AI 소프트웨어주는 올해 주가 양극화가 심한 가운데 폭등 종목은 실적 성장세에 비해 주가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원전 관련주와 양자컴퓨팅 관련주는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치솟아 올라 버블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2025년 새해에는 어떤 업종, 어떤 종목이 어떤 테마로 미국 증시를 이끌고 나갈까. 우선 AI는 2025년에도 증시의 주요 테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 발전과 사용 확대로 생산성 향상과 수익 성장이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I 수혜주 가운데 빅테크주는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주가 전망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 CNBC의 증시 전문기자인 밥 피사니는 내년 매그니피센트 7의 순이익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S&P500 기업 중 나머지 493개 기업보다는 여전히 더 높을 것이라며 빅테크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다른 종목으로 이동할지 회의적이라고 봤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를 말한다.
[덴버=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메타 플랫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9일(현지시각) 미 콜로라도주 덴버의 콜로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그래프 2024에 참석해 대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저커버그는 "모바일 시대엔 애플이 승리한 것 같지만 다음 세대에는 AI 오픈 생태계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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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애플과 반도체회사인 브로드컴은 내년에 순이익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은 내년 순이익 성장률이 25.3%로 매그니피센트 7과 비교할 때 엔비디아(50.0%) 다음으로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울프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크리스 센예크도 빅테크주가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 대상이라고 추천했다. AI 활용이 늘어나는 데 따라 실적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탄탄한 재무구조와 현금 창출 능력으로 안정성까지 갖췄다는 지적이다.
그는 "매그니피센트 7은 펀더멘털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한 주가 수익률도 계속 시장 평균을 앞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제가 침체에 빠지거나 버블 붕괴 등으로 투자자들의 AI 열풍이 가라앉지 않는 한 이러한 역학구도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터치스톤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크릿 토마스는 대형 기술주를 비롯한 성장주에 대해 그간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내년에는 주가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부진해질 수 있다며 "실적이 밸류에이션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주가가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주의 경우 지난 2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최근 이 기대는 다소 사그라졌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이 많아 금리에 더 민감하다.
다만 중소형주는 글로벌한 대형주와 달리 미국 내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 정책에 더 많은 수혜가 예상된다.
AI 활용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주는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루이지애나주의 엔터지, 인디애나주의 니소스, 아이다호주의 아이다코프, 펜실베이니아주의 PPL, 애리조나주의 피너클 웨스트, 미네소타주의 엑셀 에너지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CNBC는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대규모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원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최근 기술기업들의 원전 투자에 대해 미국과 전세계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원자력 부흥'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시에테 제너럴의 미국 주식 전략팀장인 매니쉬 카브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가 금융업과 제조업, 에너지업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이라며 이들 업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업은 대형 은행들과 신용카드 등 거의 전 분야에서 규제가 완화되며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제조업은 규제가 줄어들며 지난 15년간의 생산성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석유 관련 에너지회사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처럼 탄소 규제가 제거되면서 이익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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