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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이슈 물가와 GDP

"물가 안심하긴 일러" 고환율 변수, 기름값·먹거리부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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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주요 부문 소비자물가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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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4년 만에 최저로 내렸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최근 1500원을 바라보는 고환율 속에서 물가불안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탓이다.

비상계엄·탄핵정국 속에서 급등한 환율이 수입물가를 높여, 국내 기름값·먹거리 가격 등을 밀어올릴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장 새해부터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31일 통계청의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이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1.9%다. 10월(1.3%)부터 상승폭이 석 달 연속 확대됐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3%로 2020년(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안심하긴 이른 이유다. 월간으로 시계열을 좁혀 보면 물가 안정세는 옅어진 것이다.

12월 물가를 품목별로 뜯어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가 채소류·수산물 가격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2.6%까지 올랐다. 전월(1.0%)에 비해 상당폭 늘었다.

석유류 물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격 상승률이 11월 -4.7%에서 12월 1.0%로 상승 전환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작년 기저영향에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2% 오름폭을 키웠다. 전월 1.6%에 비해 큰폭 오름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예단하기 어렵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 정규장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5원 오른 1472.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180원 넘게 올랐다.

특히 4분기 들어 상승 곡선이 가팔라졌다.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두드러진 데다 12·3 계엄사태, 탄핵정국에서 비롯된 정국 불안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이 부각되면 1500원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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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12.19. /사진=김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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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지면 수입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공산이 크다. 우려되는 품목중 하나는 기름값이다. 국내에 원유를 들여오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주유소 평균 가격이 11주 연속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뛴 탓에 국제유가의 보합세에도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2∼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리터당 9원 상승한 1662.2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9.7원 상승한 1507.2원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가격도 불안하다. UN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포인트(p)로 전월보다 0.5% 상승하면서 지난해 4월(128.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물가는 식품업계가 농산물을 사전 계약해 도입하는 만큼 국내 물가에 3~6개월 이후 반영된다. 특히 버터·치즈·코코아·커피 등 수입물가가 상승하면 국내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료용 곡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한우·돼지·닭 등 육류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농가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축산업계 전반의 가격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국내 유가 상승까지 맞물리게 되면 온실 재배하는 채소류 등 가격도 흔들릴 수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대로 지난해말 유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그동안 높아진 환율 영향 등으로 1%대 후반으로 올랐다"며 "다음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 감안시 올해(2.3%)보다 둔화될 전망이지만 내년 1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기저효과 등으로 12월보다 상방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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