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한 지 33시간이 지나서야 발부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번 체포영장 발부로 법원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 확보 필요성은 물론 논란이 됐던 내란죄 수사 권한도 인정받았습니다.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발부일로부터 일주일, 내년 1월 6일까지 집행 가능합니다.

체포영장 집행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윤 대통령에게 제시하는 게 시작입니다.

체포 이유를 설명하고 '미란다 원칙', 즉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권리와 진술거부권을 안내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영장 집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경호처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지금까지 압수수색 협조 요청을 거부해 왔습니다.

영장 발부 후 경호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알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냈는데, 대통령 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경호업무 방해 행위'로 판단할 경우, 경호처 법상 무기 사용도 가능해 물리적 충돌 위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장을 받았어도 집행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2004년 10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당원 200여 명이 당사 출입구를 막고 영장 집행을 저지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같은 해 이인제 전 자유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검찰 체포영장 역시 당원들에 가로막혀 한 달 뒤 집행됐습니다.

2000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23차례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4차례나 실패해 자진 출석 후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됐습니다.

공수처는 경찰과 협조해 현직 대통령 체포에 나설 예정입니다.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되고 현행범 체포도 가능합니다.

(취재: 최고운 / 영상편집: 소지혜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최고운 기자 gow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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