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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이렇게 추운데 똥 퍼내는 북한 학생들…"70㎏ 채워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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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북한이 내년 초 농장에서 사용할 퇴비 마련을 위해 중고등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거름 생산 중인 북한 농장원들 모습./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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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년 초 농장에서 사용할 퇴비 마련을 위해 중고등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31일 "북한이 이달 초 전국적으로 '퇴비 전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겨울마다 농장에서 퇴비로 쓸 인분을 모으는 '퇴비 전투'를 실시한다. 12월 한달간 모은 인분을 이듬해 1월3일 농장으로 옮긴다.

퇴비 전투에는 기업소, 기관, 인민반은 물론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까지 참여한다. 초·고급중학교 할당량은 학급 인원수에 따라 정해지는데, 지역과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의 경우 초급중학교는 학급당 석탄재를 섞지 않은 분변 상태로 50㎏, 고급중학교는 70㎏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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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전투'에 나선 평안남도 안주시 송학협동농장.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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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는 학급별로 운동장에 더미째 쌓아놓으며, 누구나 그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할당량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

학생들은 보통 학교 화장실에서 꽁꽁 얼어붙은 인분을 퍼내 퇴비를 만든다. 다만 대부분 할당량을 못 채워 삽과 양동이를 들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개를 비롯한 가축 분변을 줍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소식통은 "파지나 파철은 할당량을 얼마나 채웠는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아 담임 교원이 담당자에게 말을 잘하면 계획을 채운 것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퇴비는 운동장에 학급별로 모아두기 때문에 위장하지 못한다"며 "학교에서 퇴비 생산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퇴비를 농장으로 운반하는 것도 각 학급의 몫이라고 한다. 집에 차가 있는 학생은 쉽게 운반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수레를 끌고 2시간 이상 농장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연말이 되면서 초·고급중학교들이 퇴비 전투 '마지막 돌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운동장에는 퇴비 더미가 가득 쌓여 있고 각 더미에는 학급을 표시하는 푯말이 꽂혀 있다. 학교 전체가 퇴비 냄새로 진동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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