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4 (토)

국민의힘 "쌍특검 야당과 협상 가능"... 극적 협의 열릴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쌍특검 재의요구
여당은 협상 의지 “야당과 논의 가능“
한국일보

권영세(왼쪽부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기 전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31일 이른바 ‘쌍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수정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가 혼란을 초래한 12·3 비상계엄 진상규명, 김건희 여사 수사 여론이 커지면서 여당도 ‘무조건 비호’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온 쌍특검법을 두고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법에 대해 “헌법에 위배되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하고 법치주의에 충실하게 가야 한다”며 “두 특검은 재의요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다만 “위헌성 요소를 제거한 특검은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논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쌍특검, 위헌 요소… "일단 부결 후 다시 논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을 두고 “야당이 추천하는 야당 특검이기 때문에 저희 당은 두 특검 모두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저희 입장에서는 (국회에서의 재의결을) 일단 부결시켜 놓고 그다음 수순은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며 야당과 대화 여지를 열어놨다.

더불어민주당이 통과시킨 현재의 쌍특검은 위헌 요소가 적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만 특검 추천권을 갖고, 여당은 추천권이 아예 배제돼 있다. 수사 대상도 모호하고 광범위해 자칫 국민의힘 전체가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 수사 대상에 지난 4월 총선 공천개입의혹, 20대 대선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담아 놨다. “정부·여당 전체, 윤석열 정부 모든 사안을 수사하겠다는 것”(권성동 원내대표)이라는 반발이 나오는 배경이다.

‘내란 동조당’ 공세 우려… 당내서도 "여야 머리 맞대야”

한국일보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사고 긴급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당내에서도 ‘여야 협상’ 목소리가 조금씩 제기된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여야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서 새로운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으면 찾아야 한다”고 했고,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쌍특검에 거부권이 행사돼 국회로 되돌아온다면, 야당과 위헌적인 조항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특검발의→거부권 행사→특검법 재발의로 이어지는 극한 대치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쌍특검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부결을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표결은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가결된다. 범야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 의원 8명만 이탈하면 된다. 이미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각각 7명, 6명의 여당 의원이 이탈했다. 특히 내란 특검법의 경우 반대를 거듭하다가는 ‘내란 동조당’이라는 야당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

우선 민주당은 최상목 권한대행의 쌍특검 거부권 행사에 “쌍특검이 위헌적이라고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특검법 거부는 내란 동조라는 국민적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추후 여당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주항공 참사 수습이 우선인 데다가, 최 권한대행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맡고 있어 탄핵에 나서기 쉽지 않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대표 회동에서 “국민 불안을 최소화하고 국정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쟁적 요소가 있는 것보다 민생과 경제, 안보, 외교 같은 당장 해야 할 일들을 집중해서 하면 좋겠다”고 정쟁 자제 목소리를 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임주영 인턴 기자 yimjooy@ewhain.net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