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깨비시장 차량 돌진…13명 부상자 발생
차도·인도 구분 안 된 좁은 보행로…"사고 키웠다"
"예견된 사고…일방통행 등 최소한의 조치 시급"
31일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목동 깨비시장으로 돌진하며 13명의 부상자를 냈다. 깨비시장에서 만난 시민과 상인들은 세밑에 발생한 사고로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예견된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 도로 폭이 좁은데 그마저도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어 차와 사람이 뒤엉킨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평소에도 차량 통제를 지자체에 여러 번 건의했지만 지자체에서 들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31일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 돌진으로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목동 깨비시장은 사고 직후에도 차량과 시민들로 통행로가 북적였다. (사진=박동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 52분쯤 목동 깨비시장에 승용차 한 대가 돌진해 총 13명이 다쳤다. 중상자 4명과 경상자 9명은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중상자 1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70대 남성으로 경찰의 음주 측정 및 약물 검사에선 음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사고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하면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도로가 중앙선도 없고 노란선도 제대로 안 보여서 평소에는 차랑 사람들이 구분 없이 다닌다”며 “차가 다니더라도 사람에 가려져 안 보이기도 하고 너무 좁고 분리가 안돼서 복잡한 길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지적한 대로 시장 통행로는 보도로 튀어나온 매대와 차량, 보행자들이 뒤섞이면서 혼잡한 모습이었다. 사고 직후에도 시장으로 진입한 차량과 시민들이 뒤엉키는 모습이 연출됐다. 차량 두 대면 꽉 찰 정도로 도로 폭이 좁았으나 지금껏 이를 통제하는 교통 관리는 없었다고 시민들은 전했다. 시민들에 따르면 깨비시장은 둘째 및 넷째 주 토요일 이틀을 제외한 모든 날은 차량 통행을 허가하고 있다.
매일 시장으로 출근하는 상인들 역시 일상적인 차량 통행으로 인해 크고 작은 접촉 사고를 자주 목격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 야채가게를 12년째 운영 중인 정모(63)씨는 “재래시장이라 차가 안 다닐 순 없지만 좁은 길을 차가 쌩쌩 다녀서 평소에도 접촉사고가 많이 난다”며 “애들부터 노약자까지 교통약자들도 많이 다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차 없는 거리’를 구청에 수년째 요구해도 수용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10년째 한과와 건어물을 판매 중인 안영규(65)씨는 “시장 출입구가 따로 분리가 안 돼 양쪽에서 차가 들어오고 나간다”며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달라고 몇 년째 건의해도 안 들어주는데 최소한 일방통행이라고 만들어줬으면 사고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인들은 어린 아이들도 많이 방문하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현장 맞은 편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10년 넘게 접촉사고를 많이 봐 왔는데 언젠가는 이런 대형사고가 날 것 같았다”며 “시장 근처에 아이들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이 많고 아이들이 시장 구경하려고 단체 방문도 많이 하는데 얼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31일 오후 4시18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사진=독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