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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제주항공 승무원의 한숨 "비행 끝나고서야 참았던 눈물 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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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글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저희는 대놓고 울 수도 없다. 비행이 끝나고 손님이 하기해야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제주항공 승무원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남기며 이번 참사로 인해 괴로운 마음과 함께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12월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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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항상 마주하던 동료를, 승객을 잃었다. 어떤 게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모두 현 상황이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가슴 아프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슬픔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그 슬픔이 어떤 건지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며 “그럼에도 오늘도 승객을 맞이한다”고 했다.

A씨는 "조금만 건드려도 주저앉아 울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이 상황에도 저희를 믿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다. 정비사님들은 내 소중한 동료들이 탑승하기에 여느 때처럼 최선을 다한다"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료들을 대변했다.

이어 "혹여 스케줄로 인해 내 떠난 동료를 배웅하지 못할까 봐 또 애가 탄다. 정비사님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 보니 가슴이 아프다. 늘 최선을 다하셨다. 우리는 정비사님들을 믿고 탑승한다. 기장님들이 그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간다. 기장님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한다"며 동료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아시아경제

12월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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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 준비를 했을 내 동료들을 존경한다”며 “내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 내일도 저는 비행을 간다"며 언론에 "정제된 기사를 써달라, 그 어느 권력을 바라보지 마시고 진짜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이자 새해 첫날인 1일 수습된 희생자의 시신이 모두 제 이름을 찾았다. 유가족들은 사고 현장을 처음으로 방문해 추모 의식을 치렀고, 시신을 인도받은 일부 유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하거나 남은 희생자의 시신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또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훼손 정도가 심해 마지막까지 남았던 4∼5명의 희생자는 DNA 재검사 등을 거쳐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당국이 확인한 신원을 유족이 확인하는 절차는 남아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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