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판사에 대한 심각한 위협 지난 5년간 1000건 이상 보고돼
낙태권 보장 판례 무효화-트럼프 대선불복 면책특권 인정 등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이 지난해 2월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을 듣기 위해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2023.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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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은 법관에 대한 폭력과 판결 불복 등으로 사법부의 독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부 2024 연말 보고서에서 법관을 향한 온라인상의 협박이 상당히 증가하고 법원이 다루는 사건에 대한 허위 정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USMS)은 연방 판사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지난 5년간 1000건 이상 보고됐다고 로버츠는 언급했다.
극단적인 폭력에 대비하기 위해 법관들에게 방탄조끼를 지급했던 사례도 있었다.
로버츠는 해커들이 기밀 정보를 훔치고 적대적인 외국 정부 행위자가 사법 결정을 왜곡하고 민주주의 내에서 불화를 조장하기 위해 봇(bot)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로버츠는 지난 몇 년간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선출직 공직자들이 연방 법원의 판결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위험한 행위는 산발적이라고 할지라도 철저히 거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로버츠는 특정 사건이나 판결을 언급하지 않았다.
보수성향 대법관 6명과 진보성향 대법관 3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은 2022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판례를 무효화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대법관들의 자택 앞에서 낙태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한 남성이 보수 성향인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연방대법원은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20년 대선 불복 사건과 관련해서도 재임 중 행위에 관해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로버츠는 대법원장은 법원의 판결이 "강력하고 맹렬한 반응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안타깝게도 최근 공직자들이 판사를 위협하려는 시도에 가담했다. 이는 신뢰할 만한 근거 없이 판사의 불리한 판결에 정치적 편견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직자들은 사법부의 업무를 비판할 권리가 있으나 판사에 대한 발언을 절제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위험한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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