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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AI·SW로 반도체 구하라"… 삼성 ‘IT 마스터플랜’ 새로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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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경쟁력 강화 플랜 수립 착수
반도체 모든 공정 IT DB 통합 구축
전영현號, AI센터 신설 등 가속도
미세공정 한계 ‘IT 역량’ 해법 제시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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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수율(양품 비율) 문제 해결을 위해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역량 강화에 나선다. 미세공정의 한계로 칩 성능 향상에 전통적인 공정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란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IT 기술이 반도체 전(全) 공정에서 수율 및 품질문제의 해결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영현 DS부문장도 IT 역량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IT·소프트웨어 조직을 통합한 AI센터를 개설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 DS부문은 메타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개발자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삼성 반도체, IT 마스터플랜 수립 착수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IT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연구소와 SAIT(옛 종합기술원) 등에 소속된 R&D 전문 인력들이 수율(양품 비율)을 비롯한 반도체 전 공정에서 필요한 IT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 구축,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라면서 "최근 선단공정 조직의 회로설계 등에서 소프트웨어와 AI를 이용해 기존 방식보다 빠르고 효율성 높은 결과물들을 내놓으면서 DS부문 차원에서 IT 역량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현 부회장의 DS부문장 취임 이후 전사적으로 반도체 업계의 전통적인 공정 기술에 대한 강조 외 SW·빅데이터·AI 등 IT 신기술 역량에 대해 꾸준히 강조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부회장은 반도체연구소와 SAIT에서 보고한 기존 방식 대비 AI·SW를 접목한 새로운 방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적용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IT·SW 핵심조직인 혁신센터와 SAIT의 AI리서치센터를 통합해 AI센터를 신설한 것도 전 부회장의 의중이 실렸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조직 개편 및 신설과 더불어 삼성전자 DS부문은 이 밖에도 메타, 구글 등의 SW 개발자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정 미세화를 통한 칩 성능 향상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반도체 업계의 '난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칩 설계, 소재 선택, 양산, 패키징(후공정) 등 반도체 사업 A부터 Z까지 전 영역에 활용을 해답으로 찾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향후 AI 기술이 발전·성숙되면 칩의 회로도부터 양산·검측까지 현재 대비 절반의 시간과 인적·물적 투입으로 현재보다 훨씬 우수한 결과물을 산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수율 문제로 발목 잡힌 삼성전자 DS부문 제품 품질의 향상에도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AI 장착하니 1년 1300억원 더 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뿐만 아니라 차세대 D램도 수율이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IT 역량 강화 추세가 강해질 전망이다. 높은 수율은 곧 높은 생산성을 의미해 기업의 흥망성쇠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반도체 업계는 향후 공정의 시간 단축을 넘어 AI·빅데이터·SW 등 IT 역량이 일부 공정의 무인화 시대를 열 것으로 보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는 AI·머신러닝 등 IT 역량을 강화한 '장비 인텔리전스'(EI)를 지난해 도입했다. 램리서치 자체 연구조사 결과 EI를 탑재한 장비는 수율을 최대 2% 상승시켰고 그 결과 월 15만장 생산규모의 D램 반도체 공장 기준 1년에 1300억원을 더 벌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정 중 오류가 나도 공정의 원인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EI을 탑재한 장비의 경우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선제적·예측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같은 IT화 바람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업체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제조사까지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인 TSMC는 현재 2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엔비디아가 만든 소프트웨어 '쿠리소'를 적극 적용하고 있다.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로 꼽히는 노광(리소그래피) 공정에 활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수율 개선이 늦어지는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찾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아직 원인조차 못 찾은 문제도 있다"면서 "AI를 비롯한 IT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문제점 개선과 품질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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