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기업 천연가스 수송 계약 종료
유럽 내 에너지가격 급등 우려 확산
‘친러’ 헝가리·슬로바키아 강력 반발
3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즈가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과 체결한 가스관 사용계약이 종료돼 2025년 1월1일부로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이 중단됐다. 이들 기업은 2019년 러시아 쿠르스크의 수드자를 거쳐 우크라이나를 통과한 후 슬로바키아로 이어지는 우렌고이 가스관을 통해 5년간 가스를 수송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유지돼 여전히 러시아산 가스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나 유럽으로 수출됐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계약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지속해서 밝혀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이 가스관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국가들이 우려해 왔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리의 피로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 연장 불가 사실을 재확인했다.
유럽 내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 등을 통한 또 다른 러시아 가스의 공급루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번 공급중단만으로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운송 중단을 하루 앞둔 31일 네덜란드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의 2월물 선물가격이 한때 메가와트시(㎿h)당 50유로를 기록해 2023년 11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일단 유럽연합(EU)은 운송 중단에 대비해 1년 이상 회원국들과 협력했다면서 “이번 운송 종료가 EU 에너지 공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 회원국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럽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간접 영향을 피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EU가 에너지 요금을 내리기 위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