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세상을 뒤바꾸다] [2] 미리 보는 ‘CES 2025′
그래픽=양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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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의 주제는 다이브인(Dive in), 몰입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몰입한다는 뜻과 함께 AI 기술을 파고들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CES에 ‘AI 부문’이 신설됐다. 막 개화를 시작한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올해 CES는 AI 기술이 현실에 적용돼 각 산업 분야의 지평을 어떻게 바꿔 놓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가전·IT 업계는 물론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미용 등 모든 산업에 걸쳐 AI가 접목되고 있다. CES는 작년부터 혁신상 부문에 AI 분야를 추가했는데, 올해 AI 분야 출품이 50%나 늘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도 AI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인간 근육 흉내 낸 로봇
올해 CES에서 이목을 끄는 것은 기존의 하드웨어에 AI를 결합한 기술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봇과 자동차다. 멀티모달(multimodal·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 AI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텍스트(문자)뿐 아니라 카메라·센서로 수집되는 이미지·동영상 같은 데이터도 AI가 처리한다. 이런 기술이 협동 로봇, 자율 이동 로봇, 휴머노이드 등에 탑재되고 있다. 중국 업체 위슨 로보틱스는 인간 근육을 흉내 낸 소프트 근육 로봇 기술에 AI를 결합한 ‘플라이어봇’을 발표한다. 일반 로봇은 모터와 금속 같은 단단한 재질로 움직이는 반면, 소프트 근육 로봇은 실리콘·고무 등 부드러운 재질을 활용해 동작이 훨씬 자연스럽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미국의 톰봇은 치매 환자를 위한 반려동물 로봇 ‘제니’를 내놓는다. 골든 리트리버와 비슷한 모습과 질감, 소리를 구현한 로봇이 반려견처럼 인간과 함께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도 체크한다.
지난 10년 동안 CES의 중심 무대로 자리를 옮겨간 모빌리티도 AI를 내세우고 있다. 차량용 설루션과 전장 기업인 컨티넨털은 운전자가 탑승하기 전부터 얼굴과 움직임의 특징을 분석해 문을 여닫거나 시동을 켜는 등 다양한 동작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LG전자는 AI를 적용한 차량용 기술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운전자와 차량 내부 공간을 AI로 감지해 안전 운전과 주행 편의를 돕는 기술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AI 에이전트(비서)가 탑재된 전기차를 갖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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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년 만에 CES에 참가하는 도요타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요타는 5년 전 CES에서 ‘우븐 시티’라는 스마트 시티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동안의 진행 과정을 이번에 공개한다. 우븐시티는 일본에 만들어진 70만8000㎡ 규모의 도시로, 로봇과 AI, 자율주행 등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거울만 봐도 심장 건강 진단
올해 CES에서는 AI로 삶의 질을 올리는 기술을 강조하는 기업이 유독 많다. 우선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기술이 대거 등장한다. 대만 스타트업 페이스하트는 심장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AI 기반 ‘스마트 거울’을 CES에서 선보인다. 사용자가 거울 앞에서 얼굴을 비추기만 하면 AI를 활용해 심박수와 혈압, 산소 포화도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심부전 같은 심장 질환도 90% 정확도로 찾아낸다. AI가 이를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5초. 국내 스타트업 홈즈AI는 AI 기반의 심장 질환 예측 기술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몸에 붙인 스마트패치에서 수집한 생체 신호를 AI가 분석해 21가지 심장 부정맥을 진단하고, 최대 6개월 전에 위험을 예측한다.
오픈AI의 GPT-4 기반의 챗봇은 사용자와 상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미국 재뉴어리AI는 혈당 측정기 없이도 혈당을 예측하는 AI 제품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으면, AI가 음식 섭취에 따른 혈당의 변화를 예측한다. 3200만개가 넘는 데이터를 학습해 각 재료를 정확히 식별한다. 미국 온메드는 AI가 적용된 원격 진료 부스를 선보인다. 화상 상담에만 그치지 않고, 혈압과 체온, 산소 포화도와 같은 기본적인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AI로 진화된 스마트홈 기술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미국 업체 하이드리픽이 개발한 ‘드롭렛’은 수도관 외부에 부착하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물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어떤 가전제품이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AI가 가정 내 물 사용 패턴을 분석한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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