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10월 22일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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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 난징의 한 훠궈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쑨잔(25)은 금융학 석사 출신이다. 그는 최근 학위 취득 후 투자은행에 취업하려고 했으나 실패 후 식당에 취직했다. 쑨씨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융권 취업 대신 식당에서 일하며 가게를 창업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
이처럼 극심한 청년 취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선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들이 식당 직원이나 비정규직 등으로 일하는 ‘오버 스펙’(해당 직업에 비해 자격 초과)이 흔한 현상이 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4일 보도했다.
BBC는 “중국은 물리학 석사 학위 취득자가 고등학교 잡부로 취직하고, 철학 전공자가 배달 기사로 일하고, 명문 칭화대 박사 학위 소지자가 비정규직 보조 경찰에 지원하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세계적 명문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재무학 학위를 받은 우단(29)씨는 현재 상하이의 한 스포츠 부상 마사지 클리닉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우씨는 홍콩 거주 당시 선물거래회사에서 재직한 적도 있었으나 상하이에 돌아온 뒤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육체노동을 선택했다. 우씨는 “석사 과정 동창 중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일부 대졸자들은 단역 배우로 일하기 위해 상하이 남서쪽의 영화 제작 거점 도시 헝뎬에 몰리기도 한다. 전자정보공학을 전공한 우싱하이(26)는 잘생긴 외모 덕분에 단역배우로 일할 수 있었다며 “정규직에 취업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전공한 리모씨는 “이게 바로 중국의 상황”이라면서 “졸업하는 순간 실업자가 되고 만다”고 했다.
중국에서 한 해 100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 나오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일자리는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은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2023년 6월 사상 최고인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고, 이후 중·고교와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그해 12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국 청년 실업률은 2024년 11월 기준 16.1%로 집계됐다.
홍콩시립대 장쥔 교수는 “중국 본토의 구직 상황이 매우 어려워 많은 젊은이가 기대치를 완전히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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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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