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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급한 불 껐지만 '용산·여권 반발' 새 숙제 생긴 최상목···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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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임명·쌍특검 거부로 용산 반발 후폭풍

제주항공 참사 수습·트럼프 2기 출범 대응 위해서라도

최 대행이 중심 잡고 공직기강 잡아야 한다는 지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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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2인을 임명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대통령실과 국무위원의 반발이라는 숙제가 남게됐다. 이들을 진정시키면서 제주항공 무안 참사 사고 수습에 나서야 할 최 권한대행에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중심을 잡을 컨트롤타워가 꼽힌다.

2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을 헌법재판관 2명(정계선·조한창)을 임명하자 대통령실이 조직적 항의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전날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가운데 대통령실 고위 참모 전원에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마저 사직서를 내며 최 대행이 거센 후폭풍을 맞는 모습이다.

최 권한대행은 대통령실 참모진이 낸 사표를 수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 대행은 민생과 국정 안정에 모두 힘을 모아 매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사표를 수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모진 일부는 사직 의사를 재차 밝히며 날을 세우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헌법재판관 2인 우선 임명 사실을 밝힌 국무회의에서도 격렬한 언쟁이 밝혀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진과 국무위원의 줄사표로 관가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서 반발하는 국무위원에게 울먹이며 “무안만 아니었어도 이미 사직하려고 했다. 내가 월권했다면 사직하겠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다른 대안이 있느냐”며 최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줬고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반발하는 국무위원에서 “창피한 줄 알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권한대행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는 제주항공 참사 수습과 함께 위중한 경제 상황이 꼽힌다. 12·3 계엄 사태로 촉발된 혼란을 수습하고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기 위해 정국 안정이 필요하다는 결단이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국무위원들의 반발로 국정 마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제주항공 참사 수습의 컨트롤타워로 기재부 예산실장을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결성했지만, 재난 대응을 해 본적이 없는 기재부가 수습하기 벅찬 사고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의 지원이 절실한데 이들이 반발할 경우 참사 수습이 엉망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최 권한대행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만큼 최 권한대행이 흔들리지 말고 공직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급한 불로 제주항공 참사 수습과 20일도 남지 않은 트럼프 2기 출범이 꼽힌다. 경험 있는 보좌진이 있는 대통령실, 국무총리실과 달리 기재부는 인명 사고·외교안보 이슈에 대응해본 적이 사실상 없다. 게다가 재난 관리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석이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윤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 권한대행마저 흔들린다면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될 수 있다”며 “외교부·행안부와 함께 중심을 잡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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