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식량 배급소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음식을 받으려 필사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신화=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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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시작한 뒤 15개월 동안 가자지구 인구가 6% 감소했다고 팔레스타인 중앙통계국이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중앙통계국(PCBS)은 팔레스타인 보건부 통계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이 시작된 뒤 약 15개월 동안 가자지구 인구가 약 16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감소한 인구 16만명 중 4만5500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로 조사됐다. 또 1만1000명이 실종, 10만명은 이주한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남은 인구 210만명의 47%에 해당하는 100만명 이상이 18세 미만 청소년이라고 PCBS는 추정했다.
PCBS는 또 현재 가자지구 인구의 약 22%가 세계표준지표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에서 가장 심각한 배고픔 단계인 '기근' 단계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영양실조와 식량 부족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 처한 어린이도 약 3500명에 달한다.
PCBS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사람 등 모든 생명체, 건물, 주요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잔혹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가족 전체가 시민 등록부에서 지워지는 사례를 비롯해 엄청난 인적, 물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PCBS 통계가 "이스라엘을 비방하기 위해 과장되고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사망자와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이스라엘은 집단 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된 상태다. 지난해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 학살 혐의로 이스라엘을 제소했고 이후 콜롬비아, 리비아, 멕시코, 튀르키예, 아일랜드 등도 소송에 동참했다. 소송이 제기된 당월 ICJ는 수년이 걸릴 최종 판결에 앞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피해를 억제하라"는 임시 조치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집단 학살 혐의를 부인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200명이 사망하고 251명이 인질로 잡혀가면서 전쟁이 시작됐으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고 국제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ICJ는 가자지구 군사 행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할 관할권이 없다"며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월1일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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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인 1일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계속됐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 북부 자발리야 지역에 있는 가옥을 폭격해 부녀자 1명과 어린이 4명 등 7명을 숨지게 했다. 가자 중부에 있는 난민촌도 공격받아 여성 1명과 어린이 1명이 숨졌다. 2일에도 가자 남부 칸유니스에 있는 인도주의 지역인 알 마와시를 향해 이스라엘군 공습이 이어져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최소 10명이 숨지고 의료진 15명이 다쳤다.
새해에도 가자지구에선 포성이 이어졌지만 휴전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 내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이 인질과 포로 문제를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살아있는 인질만 받겠다고 주장하며 하마스가 석방을 요구한 이스라엘 감옥 수감자 중 일부는 풀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와 영구 종전을 위한 확실한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통보좌관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협상 세부 사항에서 진전을 거부하고 걸림돌을 만들었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 휴전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랍 중재국 관계자들은 WSJ에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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