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2.4m, 무게 499㎏ 고리형태 물체
케냐 마을에 추락…"안전 위협하진 않아"
1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등 외신은 케냐 우주국(KSA)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30일 마쿠에니 카운티 무쿠쿠 마을에 지름 약 2.4m, 무게 499㎏의 금속 고리 모양 물체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물체는 거대한 원 형태에 바깥쪽에는 톱니바퀴와 같은 홈이 촘촘히 배열돼 있고 중간중간에는 땜질로 연결된 흔적이 남아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케냐 남부의 한 마을에 추락한 우주쓰레기 추정 물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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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는 이 물체가 우주 로켓 발사체에서 분리된 고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 고리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연소하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 떨어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SA는 "떨어진 파편을 회수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다만 추락한 물체가 공공안전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쓰레기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추락사고는 지구촌 곳곳에서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2022년에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 일부가 호주 남부의 한 양 농장에 떨어졌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무게 2.3t 정도인 지구관측위성 ERS-2가 수명을 다하고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연소하지 않고 떨어질 것을 우려해 유럽우주국(ESA)이 추락 지점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또 같은 해 3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한 주택에 우주쓰레기로 보이는 물건이 추락해 가정집 천장과 바닥이 뚫렸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집주인 오테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정체불명의 물체가 천장을 때릴 때 다른 방에 있던 아들은 엄청난 충돌음을 들었다"며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물체가 운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여행 중이었던 오테로는 일정보다 빨리 여행을 마치고 다급히 집으로 돌아온 뒤 해당 물체가 운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체는 1㎏이 채 되지 않는 원통형 금속 조각으로 인위적인 생김새였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이 물체 사진이 공유되자 물체의 정체를 아는 전문가가 나섰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이 물체가 사고 발생 3년 전인 2021년 3월 미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떨어뜨린 EP-P 배터리 팔레트의 일부라고 진단했다. 당시 NASA는 2t에 달하는 해당 팔레트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 모두 타버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맥도웰은 우주 물체 추적 사이트 캡처를 공유하면서 "이 물체가 멕시코 칸쿤과 쿠바 사이의 멕시코만 상공에서 재진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오테로는 NASA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2023년 보고서에서 우주쓰레기가 2035년까지 2년에 한 번씩 인명 또는 재산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지구에 진입하면서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지만, 일부는 사라지지 않고 지상으로 떨어진다. NASA는 현재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물체의 95%가 우주쓰레기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우주국(ESA)은 우주쓰레기의 총 질량이 1만1500t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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