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달간 46억 달러 늘어…환차익·안전자산 수요 몰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증시 개장 첫 날인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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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한 달 새 46억 달러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는 정치권 불확실성에 글로벌 '강달러'가 더해지며 환율이 급등하자, 환차익 수요와 함께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637억 9719만 달러로 지난해 11월 말 591억 8200만 달러 대비 약 46억 1519만 달러 늘었다. 한화로 약 6조 7723억 원 수준이다.
이는 환차익 수요가 몰린 것과 함께 환율 급등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급등에 따라 달러를 비축해 놓으려는 수요가 단기적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달러·원 환율은 강달러 압력 지속에 국내 정치권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지난해 12월 한 달간 무려 77.8원 뛰었다. 지난 2023년 2월 한 달간 90.7원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당시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 △위안화·엔화 등 아시아 통화 절하 △한·미 금리 역전과 자본유출 등 영향이 큰 시점이었다. 지난 10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강달러로 인해 72.1원 상승한 것보다 더 크게 상승했다.
1년 기준으로는 2023년 말 1288.0원 대비 무려 184.5원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296.4원)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연말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크게 출렁였다. 당시 야간 거래 포함 하루에만 41.5원 변동 폭을 보였는데, 이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달러가 급등한 지난 2020년 3월 19일(49.9원) 이후 4년 8개월여 만에 최대 폭이었다. 지난해 12월 27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6.7원'을 기록하며 149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선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트럼프 당선과 같은 달러 강세 요인과 비상계엄 선포, 탄핵과 같은 국내 정치 리스크로 인한 원화 약세 요인이 맞물려 3회에 걸친 미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하도 아랑곳없이 환율이 치솟았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되면, 올해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BNP파비아스와 노무라은행은 지난해 12월 12일, 13일 올해 우리나라의 환율이 매 분기 상승해 3분기에는 각 1445원, 1500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달러예금이 폭증한 것과는 달리 엔화예금은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엔화예금은 1조 200억 엔으로, 지난해 11월 말 1조 1113억 엔 대비 약 913억 엔 감소했다. 한화로 약 8545억 원이다.
이는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일부 시장 전망에도 동결함에 따라 엔화 강세에 제동이 걸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25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임금 인상 움직임 등을 보고 추가 금리 인상을 판단하고 싶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향후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달렸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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