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지난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계단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무안 I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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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의 물품이 든 종이 상자를 받아든 아이는 전남 무안곡제공항 대합실에 설치된 임시텐트로 들어갔다. 그 뒤를 중년 남성은 따랐다. 지퍼가 닫힌 텐트에서는 이내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2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물품 일부가 유가족들에게 인계됐다.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에 착륙하려다 폭발해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7C 2216편에 탔던 탑승객들의 물건이다.
당국은 그동안 사고 현장에서 수백여점의 물건을 수거했다. 이중 소유자가 명확하게 확인된 261점이 이날 유가족들에게 인계됐다.
유류품은 혼선을 막기 위해 신분증을 가진 직계가족만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신분증이 없는 유가족들이 유류품 인수를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느라 무안공항 2층에 임시로 설치된 무인발급기 앞에는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부서진 캐리어에는 태국 여행 기념품으로 보이는 유리병이 포장이 뜯기지도 않은 채 담겨있었다.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여권과 지갑, 옷가지 등이 주로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한 유가족은 “유류품을 받으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되려 더 보고 싶고 가슴만 먹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계된 유류품 중에는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는 모두 제외됐다. 파손 정도가 심해 디지털 포렌식을 거친 뒤 인계될 예정이다.
일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분석 자료로 사용된다. 공항 주차장에 주차된 희생자 차량 인계 절차는 현재 마련 중이다.
유류품을 돌려받지 못한 유가족도 많다. 경찰은 유류품 소유자를 확인하는 즉시 인계 절차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대부분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필요한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를 유가족에게 인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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