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식품업계 오너 3세 초고속 승진, 경영 시험대 올라
글로벌·신사업서 돌파구 찾는다…"경영 역량·리더십 입증은 숙제"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을사년(乙巳年)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이 초고속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단기간에 임원 자리에 오른 만큼 소비자와 주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능력과 자질을 입증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네트워크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을사년,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의 경영 시험대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자로 오리온그룹의 3세인 담서원 씨와 농심의 3세 신상열 씨가 각각 전무로 승진하며 식품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을 이어갔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인 담서원 경영지원팀 상무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한 후 2021년 7월 오리온에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년 5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으며, 2년 만에 전무 자리에 올랐다.
농심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씨도 2019년 입사 이후 빠른 승진을 이어가며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현재 신 전무는 지난해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고 있으며 인수합병(M&A)과 신규 사업 발굴 등 농심의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3세 경영인의 빠른 승진 사례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앞서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2022년 임원 직급 개편 이후 부사장급 역할을 사실상 수행하고 있으며,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도 입사 1년 만에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뒤 주요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식품업계 3세, 글로벌·신사업 돌파구 찾는다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은 주로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해외 사업 확대와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저출산과 저성장 시대에 직면한 식품업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 오너들을 전면에 내세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상열 전무, 이선호 경영리더, 전병우 상무는 모두 미국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대학교 출신이다. 신 전무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을 거쳐 농심에 입사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금융경제학과를, 전 상무는 철학과를 졸업했다. 담서원 오리온 전무는 뉴욕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베이징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처럼 해외 유학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폭넓은 시야를 갖춘 이들은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식품업계가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시점인 만큼 이들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에 적합한 시기로 분석된다.
다만 식품업계 3세들의 빠른 승진과 경영 참여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기업 경영에서 투명성과 신뢰성이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오너 3세들에 대한 검증 기준이 과거보다 훨씬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단순히 오너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고위직에 오르는 것은 주주들에게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3세 경영인들은 개인적인 역량과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전으로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주주들이 경영진의 자질을 세심하게 평가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오너 3세들은 직접 경영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