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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미국인들 현대차 아이오닉 살 때 지원금 천만원”…K전기차 보조금 타고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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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 5종에
美 IRA 첫 보조금 혜택 개시


매일경제

대형 SUV 아이오닉9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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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하는 전기차 5개 모델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한 터라 실제로 보조금을 지급받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일 미국 에너지부는 에너지 절감 관련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 ‘퓨얼이코노미(fueleconomy.gov)’를 통해 2025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세금 감면)을 받게 될 차량 리스트를 공개했다. 리스트에 오른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리스트에는 미국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 중인 10개 브랜드의 25개 차종이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 EV6·EV9, 제네시스 GV70 등 5개 차량이 이름을 올렸다. 2021년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현대차그룹이 만든 차량이 리스트에 포함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 △차량의 최종 조립 장소 △배터리를 비롯한 주요 재료 원산지를 고려해 보조금을 받을 차량을 선정한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이 같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아이오닉5와 EV6·EV9 등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고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한 데 이어 최근 조지아에 지은 전기차·하이브리드 생산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됐다.

가장 많은 차량이 이름을 올린 건 테슬라로 지난해 출시한 ‘사이버트럭’을 비롯해 총 10개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조건에 맞는 차량 후보들이 더 있지만 해당 브랜드들이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리스트는 추후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해 테슬라, GM, 포드, 폭스바겐 등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였던 현대차그룹은 이날 발표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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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총 11만2566대 판매했다.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3% 급증한 수치다. 또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대수는 테슬라에 이은 2위다.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상품성을 무기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은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은 보조금을 받는 경쟁사 차량과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IRA 보조금 액수와 비슷한 규모로 자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보조금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법인 리스·렌터카 업체에 전기차를 판매해왔다”며 “보조금을 받게 되면 인센티브 지급 비용이 영업이익으로 전환돼 현대차그룹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실제로 보조금을 받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취임과 동시에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입장은 미국 정유 업체 등을 중심으로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보조금이 폐지되더라도 현대차그룹이 받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금까지는 현대차그룹만 보조금을 못 받았지만, 보조금이 폐지되면 미국·일본·독일 업체들도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원은 “다행스럽게도 현대차그룹은 보조금을 못 받는 상황에서도 대처를 잘해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며 “보조금을 계속 받는다면 점유율과 판매량이 동시에 가파르게 오를 것이고, 트럼프 당선인이 보조금을 폐지할 경우엔 점유율은 오르되 판매량은 천천히 오르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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