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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북유럽 신화 속 괴물 '트롤' 우리 회사에도 있다고?[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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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건의 집현전] < 28 > 트롤링: 고의로 팀원들에게 폐를 끼치는 저질 플레이

[편집자주] 한 아재가 조카와 친해지기 위해 유행가 제목을 들먹이며 '샷건의 집현전'이라고 했다죠. 실제 노래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이었습니다. 아재들이 괜히 아는 체 하다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MZ세대가 흔히 쓰는 용어들을 풀어드립니다.

머니투데이



트롤(Troll)은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에 자주 등장하는 괴물의 일종입니다. 모양새는 작품마다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을 괴롭히고 악행을 저지르는 걸 즐긴다는 설정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팀플레이가 필요한 게임 속에서 팀원들을 괴롭게 하는 이들을 '트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팀에 해가 되는 행위를 '일부러' 하고 팀원들의 분노를 보면서 즐기는 이들에게 이런 표현을 씁니다. 이들의 행동을 '트롤링' 내지는 '트롤짓(거리)'이라고 합니다. 때로는 진짜 실력이 부족해서 의도와 무관하게 팀에 민폐를 끼치는 플레이어에게도 '고의성이 의심된다'며 트롤이라는 오명을 덮어씌우고는 합니다.

트롤링이 게임에서만 쓰이는 용어는 아닙니다. 동일한 목적이나 목표를 가진 집단 안에 들어와서 일부러 분탕질을 치거나, 구성원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이들도 트롤이라 불립니다. 일부러 업무를 엉터리로 진행해 다른 사람들 골탕 먹이는 짓도 트롤링이라 불립니다. 군대에서는 일부 장포대(장군 포기한 대령)들이 "될 대로 돼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일손을 놔버리고 트롤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구성원들에게 업무 부담이 가해질 것을 알면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마음대로 구는 행위가 트롤링입니다. 간혹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남들을 괴롭게 했다 하더라도 트롤이라는 오명을 벗긴 힘듭니다. 군대의 장포대처럼 승진을 포기한 회사원이 트롤짓을 하며 남들을 괴롭게 한다는 목격담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간혹 일부에서는 이 같은 트롤링의 배경을 '관심병' 내지는 '열등감'으로 보기도 합니다. 비뚤어질 관심일지라도 자신에게 쏠리길 바란다는 측면에서는 트롤링과 악플러의 심리가 유사해 보입니다. 스스로 열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상대방의 분노를 끊임 없이 불러내기 위해 도발한다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악플러에 대처하는 방법이 널리 퍼졌는데, 가장 정석적인 방법은 '먹이(관심)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트롤링하는 팀원을 게임 또는 현실에서 만난다 해도, 그가 바라는대로 분노하거나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트롤링의 끝은 결국 '자기잠식'입니다. 트롤이 제풀에 지쳐 나가 떨어질 때까지 피하는 게 상책일 수 있습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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