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을 자주 비행했다는 한 조종사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안내도 받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보잉사 관계자,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가 있는 둔덕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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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7년간 무안공항을 이용했다는 비행교관이자 조종사 A씨는 "수년간 이착륙하면서 상공에서 눈으로만 둔덕을 확인했고 당연히 흙더미인 줄 알았지, 콘크리트 재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높이 2m에 두께 4m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것이 공항 차트 등에 적혀있지도 않고, 안내를 따로 받은 적도 없다 보니 다른 조종사들 역시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무안공항이 이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위험성도 있는 공항이라고 설명했다.
"체감상 1년에 한 번 정도는 날개 부위 등에 조류 충돌 피해가 발생했다"는 A씨는 "항상 주파수를 통해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데 무안공항은 최근에는 매일 조류 활동 안내가 나왔고, 관제사도 활주로에 새들이 있으면 연락을 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작은 새는 소형비행기를 알아서 피해 가는데 독수리나 매 등 큰 새는 겁을 내지 않아 조종사들이 알아서 피한다"고 덧붙이면서 "사고 항공기의 경우 기체가 크다 보니 조류 충돌에 대처하기 훨씬 힘들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무안공항이 최근 국내 비행훈련·교육생들까지 몰려 관제사들도 생각보다 바빴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다들 무안공항이 한적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엄청 바쁘다. 국내에 훈련이 가능한 공항이 거의 없어 모든 훈련기관이 거의 다 이곳에서 비행교육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무안공항을 자주 비행했다는 한 조종사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안내도 받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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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사고는 29일 오전 9시 7분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전남 무안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는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에 충돌했고,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다. 전체 탑승자 181명(승객 175명·승무원 6명) 중 승무원 2명만 구조됐다.
정확한 사고의 원인은 조사 중이나 항공기 착륙을 유도하는 안테나인 로컬라이저 지지대를 콘크리트 둔덕 형태로 설계한 것과 버드 스트라이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로컬라이저 지지대의 경우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국내 14개 공항 중 콘크리트 둔덕 형태로 설계된 공항은 무안·여수·광주·포항경주 공항 등 총 4곳으로 확인됐으며, 국토교통부는 전국의 공항 시설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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