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통해 범죄 혐의 부인하고 따로 발언은 안해
美 법무부, 자금세탁 공모 혐의 추가...최대 형량 130년
권도형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가운데)가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교도소에서 위조 여권 소지에 대한 형기를 마친 뒤 출소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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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가 미국 검찰의 기소 이후 약 2년 만에 미국 법정에 섰다. 그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권도형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법원의 로버트 러버거 치안 판사에게 자신이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인정한 뒤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권도형은 자신을 변호하는 앤드루 체슬리 변호사를 통해 미국 검찰이 제기한 기소 내용에 대해 무죄라고 주장했다. 약 1년 9개월 동안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 머물던 그는 지난달 31일 출국해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한 권도형은 앞서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테라USD’와 ‘루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두 가상자산 모두 2021~2022년 상반기 까지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했으나 2022년 5월 루나 가치 폭락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해당 사태로 막대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으며 테라폼랩스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가상자산 업체에 연쇄 붕괴를 초래했다. 권도형은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했다.
한국 검찰은 지난 2022년 9월 권도형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으며 미국 뉴욕의 남부 연방지방검찰도 2023년 3월 권도형을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권도형은 2023년 3월 23일 몬테네그로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가는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도형은 지난해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권도형은 한국과 미국 모두가 몬테네그로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구한 가운데, 형량이 가벼운 한국으로 가기 위해 헌법 소원까지 동원하는 등 법정 다툼을 벌였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몬테네그로의 보얀 보조비치 법무장관은 지난달 27일에 권도형을 미국으로 인도한다는 명령에 서명했다.
권도형은 미국에 인도되면서 보석 없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데 동의했으며, 심리 후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됐다. 뉴욕 검찰은 권도형이 테라USD와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면서 그가 시세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2일 권도형에 대한 새로운 공소장을 공개하면서 자금세탁 공모 혐의를 추가해 9개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권도형은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권도형은 형사 기소와 별개로 SEC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으며 그의 테라폼랩스는 지난해 9월 파산 승인을 받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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