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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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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 넘는 애플 '비전 프로'…'어질어질'한 사용 후기[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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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영상 등 실감나게 즐길 수 있어

고화질과 또렷한 음질…새 세상 열려

영화관 등 위협 충분…'사이버 멀비' 한계

아시아경제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애플의 '비전 프로'.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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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애플 ‘비전 프로’와 함께 보내며 주변의 애처로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샀다. 비전 프로는 애플 최초로 3D 카메라가 탑재돼 무려 500만원부터 시작한다. ‘휴대용’ IT기기치고는 비싼 편이다. 그만큼 사용자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며 이름값을 했다. 시야를 꽉 채우고 실감 나게 생동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두어 시간이 훌쩍 갔다. 미래에는 영화관이나 미술관이 비전 프로의 위협을 받기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600g이 넘는 무게와 사용할 때 느끼는 다소의 어지러움은 한계점으로 다가왔다.

고글처럼 밴드로 얼굴에 착용하는 기기이다 보니 맨 처음에 머리 사이즈부터 측정한다. 아이폰과 연동해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다. 내 사이즈에 맞는 비전 프로를 받아본 첫 느낌은 ‘무겁다’였다. 일단 본체와 배터리, 부속품 등 총 상품 무게는 3.7㎏에 달했다. 본체 무게만 600g이 넘으니 얼굴에 쓰고 오래 사용하기에는 불편했다. 하지만 사용 방법은 혁신 그 자체였다. 내 눈의 시선은 마우스 커서 역할을 했다. 손목을 돌리는 동작만으로 홈 버튼과 설정 화면이 뜨고 사라졌다. 손을 무릎 위에 편안히 놓고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살짝 부딪치니 클릭이 가능했다. 또한 애플 M2 전용 칩과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 2300만 픽셀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사용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이폰과 연동해 폰에 있는 사진, 동영상을 비전 프로에서 재생시켰더니 또 다른 세상이 열렸다. 미술 전시회 속 작품을 찍은 사진을 비전 프로로 다시 보니 실제 전시회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실감 나는 감상이 가능했다. 관람객에 치이지 않고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입체감이 살아있는 미술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여행 가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 역시 비전 프로 덕분에 잠깐이나마 다시 그 장소로 이동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애플 TV’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 지난해 11월 공개된 가수 더 위켄드의 몰입형 콘텐츠(뮤직비디오)를 재생해보니 가수가 내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환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비전 프로용 이미지, 영상 등 콘텐츠가 늘어난다면 극장이나 전시회를 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모든 걸 즐길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어질어질했다. 손동작을 인식해 가상공간에서 각종 게임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실감 콘텐츠를 즐길수록 어지러웠고 속이 메스껍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상현실을 경험할 때 발생하는 멀미와 유사한 증상으로 ‘사이버 멀미’라고 불린다. 또 기기의 무게감과 압력 때문에 장시간 이용 시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쓸 수밖에 없었다. 수명이 2시간인 외장 배터리를 항상 필요로 하기 때문에 휴대성도 아쉽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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