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포스터.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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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가혹했던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됐습니다. 2025년 첫 ‘오마주’로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추천합니다.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짧은 일본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입니다.
아키코는 중년의 출판 편집자입니다. 이제 경력이 꽤 된 것 같습니다. 어느날 평소처럼 근무 중이던 아키코에게 병원에서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서둘러 병원에 가니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의 단골 손님들이 앉아있습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셨다고요. 어머니는 돌아가십니다.
장례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키코의 회사 생활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입사 후 책 편집 일만 했던 그를 갑자기 경리부로 보내는 인사 발령이 났거든요. 혹시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묻는 아키코에게 ‘그런 건 아니고, 회사도 고민이 있겠지. 젊은 사람도 키워야 하고, 잘 팔리는 책도 만들어야 하고’ 라는 애매한 답이 돌아옵니다. 아키코는 퇴사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어머니의 작은 식당을 직접 운영해보기로요.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스틸 컷.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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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코는 일식당을 ‘빵과 스프’를 파는 런치 식당으로 바꿉니다. 매일 바뀌는 식당 메뉴는 단순합니다. 햄과 치즈, 치커리가 들어간 샌드위치, 시금치 소테와 계란 스크램블이 들어간 샌드위치 같은 것에 야채 스프를 곁들여 팔죠.
장례, 퇴사 같은 무거운 이야기로 시작하는 드라마이지만 우울함과 거리가 멉니다. 조용한 표정으로 버터를 녹인 팬에 계란을 볶고, 색색의 토마토가 들어간 맑은 야채 스프의 맛을 보는 아키코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키코는 혼자 밥을 먹을 때도 모든 것을 정갈하게 차려놓고 잘 먹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생선튀김을 만들고, 고운 병에 술을 옮겨담아 고운 잔에 따라 마십니다. 아이코가 만든 따뜻한 스프를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손님들의 모습을 보면 제 몸도 따뜻하게 데워지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선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아키코는 직장인에서 음식점 주인으로 전직을 하는 큰 결정을 했지만 너무 애쓰지 않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합니다. 준비한 재료가 다 떨어지면 일찍 영업을 끝내고, 바로 옆에 킷사텐(음식, 음료를 파는 일본식 카페)이 있는 것을 고려해 커피 같은 음료는 팔지 않습니다. ‘장사가 잘 되면 재료를 더 많이 준비해 놓는다든지 저녁에는 커피나 와인을 팔아보든지 영업시간이라도 늘려라’는 킷사텐 사장의 잔소리에도 그냥 웃고 맙니다. 아키코는 신입 편집자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랜 지인에게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제 방식대로 운영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제 결심입니다.”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은 한참 전에 봤던 드라마인데, 아무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2024년의 12월을 보내면서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4부작의 짧은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은 뭐든 무리해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캐릭터인데, 이상하게 보고 나면 무언가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 지수 ★★★★★ 조용하지만 단단한 시작
자기탐구 지수 ★★★★ “자기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행운을 부르는 것 같아요”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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