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방송(KBS)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에 소품을 설치하는 모습. 건축가 민서홍씨 페이스북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방송(KBS)이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사과와 함께 해명에 나섰다.
한국방송은 3일 오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지난달 30일) 드라마 촬영 중에 문화재를 훼손했다”며 “(병산서원에서) 기존에 나 있던 못 자국 10여 곳에 소품을 매달기 위해 새로 못을 넣어 고정하면서 압력을 가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 드라마센터장 등이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못 설치 위치는 만대루 기둥 보머리 8곳과 동재 보머리 2곳 등 모두 10여곳이다.
한국방송은 “못 자국이 있는 곳이더라도 새로 못을 넣어 압력을 가한 행위는 문화재 훼손에 해당한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죄했다. 다만 한국방송은 “촬영 과정에서 제작팀은 소품을 거는 것이 가능한 위치인지 사전에 병산서원을 관리하는 별유사에게 검토받았고, 입회하에 촬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병산서원 훼손 문제는 경찰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은 경찰 수사와 함께 안동시·국가유산청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복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드라마 외주 제작사에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문화유산, 사적지, 유적지 등에서 촬영할 경우 문화재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새 지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우 서현, 옥택연 주연의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외주 제작사는 지난달 30일 병산서원에서 촬영을 하며 서원 기둥에 등을 달려고 못을 박았다. 이를 본 한 시민이 안동시에 문화재 훼손 신고를 했고, 현장에 나온 안동시 관계자들이 즉각 제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서원 중 가장 아름답기로 꼽히는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그중 만대루는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우리나라 서원 누각의 대표작이라고 평가받는 귀중한 유산이다. 보물로도 지정돼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