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개 점포 상당수 피해 '눈덩이'…영업 재개 시기 '막막'
반품 처리해야 하는 가게 안 빵제품 |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복합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입점 상인들이 한동안 영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이 진행된 4일 오전 화재 현장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깨진 유리창 잔해와 부서진 설비 자재 등이 주차장 바닥에 나뒹굴었고 검게 그을린 뒤쪽 외벽은 원래 모습이 어땠는지 분간하기 힘든 정도였다.
최초 발화지로 추정되는 건물 1층의 김밥집 주변에서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영업했던 상인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가게로 출근했지만, 내부를 보고는 망연자실했다.
불이 난 이 건물은 지하 5층~지상 8층에 전체면적 2만5천여㎡ 규모로 음식점, 병원, 수영장, 판매시설, 업무시설, 소매점 등 70여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데 이번 화재로 크고 작은 피해를 봤다.
특히 빵이나 유제품, 생선과 고기, 채소 등을 준비해 냉장고나 냉동고에 보관해두었던 요식업 상인들의 영업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기 공급이 끊겨 녹아버린 냉장고 안 아이스크림 제품 |
10여년째 이 건물 1층에서 30평 규모의 프랜차이즈 빵 가게를 운영해온 60대 사장은 "전기 공급이 끊겨 냉장고와 냉동고에 보관해 놓은 빵 반죽, 아이스크림, 유지방 제품, 음료는 모조리 못 쓰게 됐다"며 "영업을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야탑역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1층 매장이라서 월 임대료가 1천만원이 넘고, 관리비가 100만원이 나가는데 영업을 못 하는 날이 길어지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 텐데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가 더 안 좋은데 이번 화재로 재난과 같은 날벼락을 맞았다"며 "손해가 막심한 상인들과 상생하는 의미로 영업 못 하는 날만큼 임대료를 깎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가게마다 물건값만 수백만~수천만원이고, 매장 규모가 있는 음식점은 각종 설비까지 문제가 생겼을 경우 피해가 최소 1억원씩은 넘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곳 2층에서 영업하는 뷔페 프랜차이즈 회사의 김모(45) 상무는 "300여평 규모의 이 매장은 명절 당일 빼고 매일 영업해서 한 달에 최소 4억원의 매출이 나오는 곳인데 실외에 설치된 여러 설비가 불에 타버려 영업하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건물 관리실 측은 점포 임차인들의 영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내 공용 시설과 설비에 대한 복구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상인 일부는 공용설비 복구와 안전 점검 후 영업을 재개하는 데까지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건물 관리실 측은 현장 합동감식이 끝나는 대로 전문업체를 선정해 복구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불이 난 건물은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을 하는 S사가 건물주로 알려졌다. 성남시에 따르면 건물주 업체는 이 건물 공용공간 등에 대해 280억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상인은 "가게마다 가입한 보험들이 있어 오늘 각 보험사 손해사정사가 현장에 나와 피해 내용을 파악하고 갔다"라며 "화재 원인 규명과 복구 작업이 서둘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분당선 야탑역과 인접한 복합상가 건물에서 전날 오후 4시 37분께 발생해 240명이 구조됐으며, 70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이 가운데 연기를 흡입한 3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잔해물을 치우는 작업이 진행 중인 1층 주차장 |
성남 야탑동 복합건축물 화재 |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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